[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발달장애 개입 시기를 놓치거나,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발달행동치료센터에서 치료받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센터 개소(2022년 4월) 전 진료 대기기간이 평균 1년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거점병원과 행동발달증진센터에서 진료를 받으려면 평균 3달 이상 대기해야 하고 최장 1년 2개월까지도 대기하는 것과 비교하면 평균 대기 시간이 훨씬 늘고 있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장기화로 학교에 못 가고 가정에서 온라인수업으로 대체됨에 따라 학습 관련 문제의 개입 시기를 놓치거나, 발달장애 진단도 늦어지고 있다.
김성구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발달행동치료센터장은 “코로나19 전보다 사회성 발달에 문제를 보이는 영유아의 내원이 증가한 경향이 있고 학습장애와 ADHD는 초등학교 입학 후 1학년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원격수업 등의 영향으로 3~4학년이 되어서야 진단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달장애 24만명…연령별 증상은
영유아에게 처음 나타나는 발달장애는 한 영역의 발달 문제가 다른 영역의 발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한 가지 증상만 있는 경우보다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있는 경우가 많다. 나이에 따라 0~1세에는 시각과 청각 감각과 운동발달 영역에서 장애가 나타날 수 있고, 언어를 습득하기 시작하는 2세까지는 발달성 언어지연에 따른 언어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정서적 및 사회성 발달이 이뤄지는 3~5세에는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지적장애, 전반적 발달지연이 많이 나타나고, 학습이 이뤄지는 6세부터는 읽기와 산수 등 학습장애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인 ADHD가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발달장애는 시기별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질환이 있지만 실제 영유아기부터 시작해서 성인 이후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장애를 줄이기 위한 조기발견과 중재치료가 중요하고, 이에 못지않게 평생에 걸쳐서 지속적인 추적진료와 통합적인 개인 맞춤형 치료, 사회적 적응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지도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30%는 특별한 능력…장점 극대화 필요
같은 발달장애 환자라도 모두가 조금씩 다른 임상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환자에 맞는 적절한 중재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고 추적관찰과 진찰을 통해 원인을 찾는 다양한 신경학적검사, 유전자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다양한 환경에 처한 환자의 사정을 고려해 사회사업팀에서는 지역 복지관과 연계, 사회적 지원, 적합한 공적 치료기관 안내, 방문치료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발달장애 아동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이의 능력을 찾아내고 발전시키는 것도 치료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진단받은 아이 중에는 10~30%까지 특정 영역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청지각 능력이 우수한 아이는 음을 기억하고 음악 관련 활동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시지각이 능력이 우수한 아이는 사물을 보고 실제와 매우 유사하게 그림을 그리며, 수학적 능력이 뛰어난 경우도 있다.
김성구 센터장은 “발달장애 아이의 부모 중 아이의 특별한 능력을 알아채지 못하거나 특정한 부분에 몰입하는 것을 또 다른 자폐성 행동으로 보고 관심을 돌리려 하는 경우도 많다”며 “센터에서는 발달장애 아이들의 행동패턴과 임상심리검사 분석을 통해 강점과 약점, 관심사와 흥미분야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흥미와 강점을 매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환자별로 개인 맞춤형 치료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