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리포트)SKT 신용등급은 정부보다 높다?

  • 등록 2002-08-22 오후 7:30:10

    수정 2002-08-22 오후 7:30:10

[edaily 하정민기자] 예금보험채권 차환발행 논의를 위해 오늘 개최 예정이던 재경위 소위원회가 또다시 연기됐습니다. 예보채 차환발행이 안 될 경우 채권시장의 장기채권 부족 현상은 더욱 심각해집니다. 경제부 하정민 기자가 예보채 발행과 관련한 채권시장 문제들을 짚어봤습니다.

오늘 SK텔레콤은 5년만기 회사채 2000억원을 시평보다 28bp 낮은 6.08%에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SKT는 얼마전 신용등급이 최상위 단계인 AAA로 올라간데다 장기물 회사채 발행이 뜸한 시점이어서 채권투자자들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를 지켜봤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나타났습니다. 이날 같은 5년만기 국주1종 채권은 6.12% 부근에서 거래됐던 거죠. 신용도가 높을수록 금리수준이 낮아지는(채권가격이 높은)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보증하는 `국채` 신용도보다 일반 기업의 `회사채` 신용도가 더 높은 결과가 나타난 겁니다. 우리나라에 곧 외환위기가 재발할 것도 아닐텐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올해 채권시장은 심각한 공급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저금리 기조 정착과 풍부한 시중유동성으로 채권 투자자금은 넘쳐나는데 투자대상 장기채권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장기채권은 지난해와 달리 7년만기 예보채가 발행되지 않은 영향을 크게 받고있습니다.

예보채는 올들어 발행이 전무합니다. 공적자금 국정조사를 언제 어떻게 할 것이냐를 놓고 여야가 합의를 이끌지 못했고, 따라서 차환발행을 위한 정부보증 동의안 처리가 무산돼왔기 때문입니다. 정치싸움에 휘말리면서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정부가 채권시장 안정(금리를 낮게 끌고 간다는 의미겠죠)을 명목으로 국채발행을 줄인 것도 공급부족을 낳는데 일조했습니다.

그 덕에 올해 발행기관들은 매우 유리한 조건에서 채권발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SKT 회사채가 대표적으로 그 덕을 본 셈이죠. 장기채권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부족하니까 국채보다 낮은 수준의 금리에서도 얼마든지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겁니다. 증권사 중개인들에게 물어보니 그 비싼 가격에도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네요.

비싼 것을 알면서도 이 채권을 사야하는 투자자들의 심정은 어떨까요. 불리한 조건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투자할 채권은 없으니 살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답답할 겁니다. 채권투자자들은 이 상황이 `정쟁` 의도를 내포한 정치인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특히 분노하고있습니다.

한 펀드매니저의 말을 들어보시죠.

"어제 예보채 차환발행 동의안 소식이 전해져서 투자자들이 좀더 유리한 조건에서 협상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완전히 물을 먹었다. 내가 낸 세금이 이전투구나 하는 정치인 월급으로 나간다는 생각을 하면 분통이 터져서 못 살겠다"

하지만 눌렀던 스프링을 놓으면 튀어 오르듯이 언젠가는 채권값이 뚝 떨어지는 날도 오겠지요. 그 때는 반대로 채권발행으로 돈을 조달하려는 사람들이 똑같이 분통을 터뜨릴 테구요.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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