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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잠수교 위 반포대교를 지나는 자동차들과 시내버스들은 극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렸다. 회사원 한모(30)씨는 “결혼식 때문에 시내로 들어가던 중이었는데 도로를 통제해서 늦을 것 같다”며 “강남과 강북을 잇는 다리를 막다 보니 이동에 지장이 있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심 걷고, 환경 지키고…시민들 ‘일석이조’
24일 서울시는 ‘차 없는 거리’를 선언하며 시내 일부 도로의 차량통행을 제한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차로 가득했던 도심을 산책 할 수 있다는 소식에 나들이 나온 시민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우회로에 주말 차량이 한꺼번에 몰린데다 내비게이션 마저 우회로 안내에 혼선을 빚으며 불편함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서울시는 이달 셋째 주를 ‘차 없는 주간’으로 운영하고 ‘차 없는 날’인 이날 세종대로(광화문~숭례문)는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잠수교(남단~북단)는 오후 12~9시까지 차량을 통제했다. 오전 8시부터 열린 ‘걷자 페스티벌’에는 약 1만 5000명(걷기 1만명, 자전거 5000명) 가까운 시민이 참석해 광화문광장에서 반포한강공원까지 걷거나 자전거를 타며 서울 도심을 누렸다.
이미형(34·여)씨는 “일요일 오전에 행사가 열린 덕분에 교통량은 적은 반면 가족들과 동반해 참여할 수 있어 좋다”며 “해를 거듭하면 서울시를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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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일부 시민들은 이날 행사로 일부 버스 노선이 변경된 사실을 모르고 시내에 진입했다가 불편을 겪기도 했다.
더욱이 내비게이션이 사전에 우회로를 제때 알려주지 않은 탓에 행사지역을 잘못 진입했다가 진땀을 뺀 운전자들도 적지 않았다. 안모(33)씨는 “광화문에 행사가 있다는 걸 모르고 진입했는데 내비게이션에 우회로가 뜨지 않아 애를 먹었다”며 “대규모로 도로를 통제할 계획이었으면 내비게이션 운영회사와 사전에 협의해 해당 지역을 피해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T맵 운영사인 SK텔레콤 관계자는 “집회 등의 대형 행사는 직접 수집 과정을 거치거나 주최 측이 등록을 요청해 오는 경우 반영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행사 과정에서 시간이나 동선이 변화해 당초 통지받은 내용과 다르게 진행됐을 때는 내비게이션에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관계자는 “행사를 마친 후 자체 모니터링을 실시해 내비게이션 관련 문제 등을 확인한 뒤 개선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열릴 걷기 행사에서 시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