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GM-대우, 결별 10년만에 재결합

  • 등록 2002-04-10 오후 4:48:11

    수정 2002-04-10 오후 4:48:11

[edaily 김기성기자]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가 대우자동차를 사실상 인수함에 따라 지난 92년 결별 이후 10년만에 재결합하게 됐다. 양사간 모질고 질긴 20여년간 애증(愛憎)의 끈은 지난 78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우는 새한자동차의 산업은행 지분 전량(50%)을 인수하면서 GM의 파트너로 자동차산업에 첫 발을 들여놓았다. 이에 앞서 GM은 지난 72년 6월 신진자동차와 50대50 합작으로 자본금 4800만달러의 GM코리아를 설립했다. 그러나 GM코리아가 1차 오일쇼크 등으로 부실화되는 바람에 1년만에 은행관리에 들어갔고 산업은행이 신진측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이어 산업은행과 GM은 76년 GM코리아의 회사명을 새한자동차로 바꾸고 합작 계약을 맺었다. 대우와 GM은 합작파트너로 함께 일한지 4년 6개월 뒤에 대우자동차로 회사명을 변경하고 경영권을 대우측이 행사하기로 합의했다. 대우가 본격적으로 자동차업계에 제대로된 명함을 내놓기 시작한 것은 지난 86년. 대우가 GM의 기술을 그대로 받아들인 "르망"을 조립 생산, 국내외에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대우와 GM의 공조체제는 계속 삐걱거렸다. GM이 대우의 국민차사업 등 신규투자와 수출지역확대 계획 등에 사사건건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우는 독자노선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대우는 90년 12월 대우중공업 창원공장에 국민차 "티코" 라인을 완공하고 이듬해 6월부터 생산, 판매에 들어갔다. 결국 대우와 GM은 91년10월 수출지역 제한 문제와 증자에 대한 이견을 이유로 대우가 GM 지분 50% 전량을 인수하기로 합의하면서 결별의 시작종을 울렸다. 이어 92년 9월 인수 가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10월 공식적으로 결별했다. 결과론적으로 대우그룹 해체의 발단이 된 세계화전략은 GM과의 결별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대우는 94년 영국 워딩기술연구소를 인수하고 "르망"의 외관만 고친 "씨에로"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인도·중국·루마니아·폴란드·우즈베키스탄에 합작 공장을 잇따라 세우면서 "대우" 깃발을 세계 곳곳에 휘날렸다. 특히 대우는 GM이 3년동안 인수를 위해 공을 들여놓은 폴란드 FSO 공장을 지난 96년 전격적으로 인수함으로써 세계 자동차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반면 대우와 GM의 껄끄러운 관계는 한번 더 꼬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대우는 96년 "라노스"에 이어 97년 "누비라" "레간자"를 필두로 국내외 자동차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98년에는 존폐기로에 선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대우의 세계화 전략은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걸리기 시작했다. IMF 관리체제가 차입에 의존했던 대우의 세계화전략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혔기 때문이다. 이에 대우는 다시 GM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치기 시작했고 98년 2월 GM과 자동차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데 이어 IMF 이후인 99년 8월에 또다시 전략적 제휴 논의를 본격화한다는 MOU를 맺었다. 대우는 이런 와중에서도 대우전자와 삼성차를 서로 맞바꾸는 자동차-가전빅딜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결국 백지화됐다. 또 대우와 GM의 재결합은 쉽지 않았고 GM을 통한 대규모 외자유치로 그룹구조조정을 단번에 해결하려던 대우의 계획은 난관에 봉착했다. 결국 유동성 위기에 몰린 대우차는 99년 8월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에 들어갔으며, 국제입찰을 통한 매각에 붙여졌다. 그리고 2000년 6월 GM 포드 현대차 등이 참여한 국제입찰 결과의 뚜껑이 열렸다. 결과는 다소 의외였다. GM의 영원한 맞수인 포드가 70억달러라는 예상치 못한 높은 가격을 써내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사실상 인수자로 여겨졌던 포드가 2000년 9월 브리지스톤 타이어 리콜 사태가 터지면서 대우 인수를 전격 포기함에 따라 대우와 GM의 인연이 다시 이어지는 계기가 마련됐다. 대우를 인수할 자동차업체는 GM 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GM은 포드가 대우차 인수를 포기하자 곧바로 피아트와 컨소시엄을 이뤄 다시 인수논의를 위한 개시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후 2000년 11월8일 최종부도를 맞은 대우차와 관련한 매각협상에서 협상의 헤게모니를 GM에게 빼앗긴 채권단은 GM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고 지난해 9월21일 대우차 매각 양해각서(MOU)를 맺는데 이르렀다. MOU에서 대우차 군산 창원공장을 비롯해 부평공장 R&D 및 정비, 간접부문, 해외판매법인 22개, 이집트와 베트남 등 해외 생산법인 2개 등 자산과 해외차입금 3.42억달러와 퇴직금 5.1억달러 등 부채 8.5억달러를 대우차 신설법인(가칭: GM-대우차)이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채권단은 대우차가 자산을 신설법인에 넘기는 대가로 12억달러 규모의 우선주를 받아, 10년 이후에 이를 팔아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또 GM과 채권단이 공동으로 설립하는 GM-대우에는 GM과 채권단이 각각 4억달러와 1억9700만달러를 현금 출자, 67%와 33% 비율의 지분을 갖기로 결정했다. 이밖에 부평공장은 GM-대우로부터 6년간 위탁경영을 받아 완성차를 생산, 공급하고 이 기간내 인수 여부를 결정짓기로 했다. 하지만 채권단과 GM이 대우차 매각을 위한 본계약을 사실상 타결하기까기는 우여곡절이 뒤따랐다. 특히 GM이 지난 2월 우발채무를 염려해 기존 MOU와는 달리 해외생산 및 판매법인을 9개사로 대폭 축소한다는 수정안을 채권단에 제출하면서 매각협상은 최대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채권단과 GM이 밀고 당기는 과정속에서 해외법인 인수대상이 당초 24개에서 10개로 줄어든 것을 제외하고 기존 MOU 틀을 대부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대우차 노사도 본계약 체결의 마지막 걸림돌로 작용했던 단체협약을 개정하기로 잠정 합의함에 따라 지난 3년간 끌어온 GM의 대우차 인수는 사실상 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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