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감독 "드라마타이즈 사라진 요즘 MV, 개성 없어져" [인터뷰②]

  • 등록 2020-10-08 오후 6:00:10

    수정 2020-10-08 오후 6:00:10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갈수록 뮤직비디오들이 비슷비슷해지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워요.”

데뷔를 앞둔 신인 보이그룹 피원하모니의 세계관 영화 ‘피원에이치 : 새로운 세계의 시작’ 극본과 연출을 맡은 창감독(본명 윤홍승)은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영화 ‘고사:피의 중간고사’, ‘표적’, ‘계춘할망’ 등을 통해 관객과 만나온 창감독은 국내를 대표하는 뮤직비디오 감독 중 한명이기도 하다. 2002년 보아의 ‘늘’을 통해 입봉한 그는 클래지콰이의 ‘스위티’(Sweety), 휘성의 ‘일년이면’, 씨야의 ‘구두’, 임정희의 ‘사랑가 가지마’, SG워너비의 ‘아리랑’ 등 다수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했다.

특히 창감독은 드라마타이즈 형식 뮤직비디오 연출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다. SG워너비의 ‘아리랑’으로 2007년 Mnet 뮤직페스티벌에서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뮤직비디오들이 비슷비슷해지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는 발언은 그에게 ‘요즘엔 왜 드라마타이즈 형식 뮤직비디오를 찾아보기 어려운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나온 말이다.

“예전에는 음원과 음반이 가수들의 주 수입원이었어요. 그래서 음악이 잘 들릴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인 드라마타이즈 형식의 뮤직비디오들이 유행했죠. 반면, 지금은 음악이 아닌 캐릭터를 파는 게 중요한 시대가 됐잖아요. 아티스트를 예쁘게 만들어내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하기에 드라마타이즈 형식의 뮤직비디오들이 사라진 게 아닌가 싶어요. 뮤직비디오계의 한 선배로서는 조금 우려스럽고 한 부분이에요.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비슷한 뮤직비디오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까요.”

창감독은 뮤직비디오 연출에서 손을 놓은 지 꽤 됐다. 그는 가수들을 예쁘고 멋지게 담는 데만 중점을 두는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데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전 예전부터 뮤직비디오에 가수들의 립싱크 장면을 최대한 넣지 않으려고 했어요. 음악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를 영상으로 다르게 해석해서 보여주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보니 립싱크 장면을 찍는 게 별로 재미가 없는 작업이라고 느꼈기 때문이죠. 요즘은 그런 장면을 통해서 가수들을 샤방샤방 하고 예쁘게 찍어야 하는 게 트렌드인데 전 오그라들어서 못하겠더라고요. (웃음).”

K팝 가수들의 뮤직비디오가 억대뷰를 찍으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얻고 있긴 하지만, 그것이 가수의 인기에 기반한 결과이지 뮤직비디오 자체가 가진 힘의 결과가 아니라는 게 창 감독의 생각이다. “드라마타이즈 뮤직비디오라는 장르를 개척한 게 한국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실제로 해외에서 한국 뮤직비디오들에 영향을 받은 뮤직비디오들이 많이 나오기도 했고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요즘은 뮤직비디오가 가수의 캐릭터를 파는 데 중점을 두고 만들어지고 있다 보니 고유한 힘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생각이에요. 개성이 없어진 대신 공식이 생긴 느낌이랄까.”

인터뷰 말미에 창감독은 “언젠가 다시 드라마타이즈 형식의 뮤직비디오 붐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영화 제작 쪽에 집중하고 있지만 노래가 굉장히 좋ㅇ르 경우나 영상적인 실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경우라면 다시 뮤직비디오 연출을 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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