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 첫 번째 마디가 구부러진 채 펴지지 않는다면 ' 망치족지' 의심

  • 등록 2019-07-10 오전 10:27:16

    수정 2019-07-10 오전 10:27:16

[박태훈 수원 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몇 년 전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의 상처투성이 발이 공개된 적이 있다. 토슈즈 안에 감춰졌던 그녀의 발은 여기저기 물집이 잡인데다 발가락 마디마디에 울퉁불퉁 혹이 있는 기형적인 발이었다. 이는 하루 19시간씩, 천 여 켤레의 토슈즈가 닳아 없어질 때까지 모질게 연습한 결과로 만들어
진 아름다운 발이라는 설명과 함께 열정과 노력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토슈즈는 발 볼이 매우 좁아 발가락이 굽어져 있는 상태로 밀착되고 고정되게 만든다. 발레의 특성상 발가락을 굽힌 채 끝으로만 서는 동작을 자주 하기 때문에 발가락에 큰 무리를 줄 수 있다. 때문에 발레를 하는 사람들이 조심해야 할 발 질환이 바로 ‘망치족지’이다. 망치족지는 발가락 첫 마디가 망치처럼 굽어진 모습의 질환으로 발레를 즐기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특히 요즘은 학생들뿐 아니라 성인들도 발레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주의해야 할 질환이다.

‘망치족지’라는 이름이 생소할 것이다. 발가락 첫 마디가 안으로 굽어 뼈가 튀어나온 모양이 망치를 닮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 망치족지는 주로 두 번째, 세 번째 발가락에서 발생하는데, 가장 큰 원인은 본인 발 사이즈에 맞지 않는 좁은 신발을 자주 착용하기 때문이다. 작은 신발을 신으면 발가락이 망치처럼 굽어져 있는 상태로 고정되기 때문에, 이 모양 그대로 발에 변형이 진행되고 망치족지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평발이나 넓적한 발, 발의 아치가 다른 사람에 비해 높은 오목발인 경우, 또 선천적으로 두 번째 발가락이 긴 경우 망치족지가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무지외반증이 심한 경우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아래로 들어가면서 발생되기도 한다.

증상으로는 발가락의 변형으로 첫 번째 마디 관절이 위로 구부러지거나, 피부가 두꺼워지고 굳은살 또는 티눈 등이 생긴다. 신발을 신었을 때 통증이 발생하고, 변형이 심할 경우 발가락관절이 탈구 되거나 두 번째 발가락이 안쪽으로 굽어 엄지발가락과 겹쳐지는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당뇨병이나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망치족지로 인한 피부못(티눈이나 발에 생기는 굳은살)이 나타나면 통증을 느끼기 힘들어 궤양(짓무르거나 허는 병)이나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발가락의 굽은 정도가 오래되지 않았다면 교정용 신발이나 패드를 통해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그리고 주사치료나 물리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법을 사용한다. 이는 변형이 교정되는 효과보다는 증세가 나아지는 것에 의의를 두는 것이다. 보존적 치료가 효과가 없거나 변형이 심한 경우에는 구부러진 발가락 뼈를 펴주는 수술을 시행한다.

발레 발
망치족지 뿐 아니라 모든 족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 볼 부분이 넉넉하고 편한 신발을 신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하이힐처럼 불편한 신발을 신어야 한다면 발가락을 오므렸다 폈다 하는 스트레칭과 마사지 등으로 발을 쉬게 해야 한다.

발의 변형은 삶의 질과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발은 제2의 심장으로 불릴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발에 생기는 작은 변화에도 관심을 갖고, 상황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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