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철강무역질서,단기 "혼란"-장기 "진정"

  • 등록 2002-05-22 오후 5:04:29

    수정 2002-05-22 오후 5:04:29

[edaily 김기성기자] 미국발(發) "철(鐵)의 전쟁"이 전면전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이어 중국도 수입철강제품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발동하는 등 세계 각국의 철강무역 보복전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도미노" 처럼 번지고 있는 철강무역전쟁이 향후 세계 철강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철강전문가들은 "미국의 강공책에 세계 각국이 맞불을 놓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혼란기를 겪겠지만 연쇄적인 세이프가드 발동 이후 철강가격의 급등으로 각국 수요업체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어 장기간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철강가격 급등과 각국의 감산협조체제 붕괴 여파로 세계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은 지연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는 지금 "철강전쟁중"= 미국이 지난 3월초 자국 철강산업의 보호를 위해 수입철강 14개 제품에 8~30%의 추가관세를 물리는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이후 세계 각국의 수입규제조치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 맞서 EU는 3월말 수입철강 15개 제품에 대해 잠정조치를 내리는 동시에 21개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사에 들어갔다. 이어 중국은 오는 24일부터 6개월동안 지난해 전체 철강수입물량인 1720만톤의 30%인 530만톤을 기본수입물량으로 정하고, 초과물량에 대해 국가, 품목에 관계없이 무차별로 추가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수입물량의 3%를 초과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품목별로 8~26%의 추가관세를 물릴 예정이다. 이밖에도 태국과 말레이시아가 수입철강에 대해 할증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으며 캐나다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도 수입규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각국의 보호주의 확산으로 저가 철강수입이 급증할 가능성에 대비, 두 나라간 철강 통상마찰을 사전에 예방하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세이프가드 발동 이후 가격급등..수요업체 불만 고조 =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 이후 철강가격이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어 수요업체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지난해 12월 톤당 245달러를 기록했던 열연강판 가격이 지난달 330달러로 껑충 뛰어올랐다. 냉연강연가격은 325달러에서 400~420달러로, 아연도금강판(GI)은 442달러에서 470달러로 인상됐다. 유럽시장에서도 냉연가격이 지난해 12월 톤당 310달러에서 올들어 지난 4월 340달러로 인상됐으며, 3분기에는 370달러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남아지역의 열연강판 가격인 지난 3월 210달러에서 이달들어 240달러, 냉연가격은 290달러에서 320달러로 올랐다. 이에 따라 자동차 가전 등 철강제품을 사용하는 수요업체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세이프가드 발동 이후 수입물량이 급감한 미국은 다른 지역보다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어 이런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경기회복이 곁들여져 철강가격은 최소한 올해내에는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등 주요국가들이 수요업체의 불만과 철강제품의 수요기반 위축 등을 감안할 경우 현재와 같은 강력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장기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당분간 혼란기..이후 수입규제 완화 전망 = 미국이 불을 지핀 철강전쟁은 당분간 혼란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OECD 주도 아래 오는 2005년까지 설비구조조정을 통해 세계철강생산량을 1억톤 가량 줄이기로 했던 주요 철강생산국들의 합의도 삐걱대고 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의 번지고 있는 철강수입규제조치는 각국 수요업체들의 반발로 완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한내희 포스코경영연구소 박사는 "세계철강무역 질서가 각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당분간 혼란기를 거치겠지만 WTO, OECD 등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의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규제조치는 순차적으로 완화될 것"이라며 "이런 조치가 성사되려면 각국의 정치적인 타협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행스럽게도 올들어 철강시황이 좋아지고 있어 철강산업 보호에 나선 주요국들이 OECD 등에서 무역보호조치를 완화하는 데 합의할 가능성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은영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각국의 시장보호조치 이후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수요업체의 로비가 강화되고 있다"며 "시간이 걸릴 뿐 철강무역규제가 조금씩 완화되면서 다시 자유무역주의로 회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포스코 등 국내업체, 큰 영향은 없을 듯 = 주요국의 연이은 수입규제조치로 국내업체들의 일정부분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하지만 예상보다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국내 경기회복과 세계철강가격 인상으로 시황이 호전추세를 보이고 있어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특히 내수경기 호전으로 수출물량을 내수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국내업체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미국 등의 세이프가드에 대비, 수출물량을 대폭 줄인데다 중국의 경우 세이프가드 이후에도 고급강 중심으로 철강제품을 수입할 수 밖에 없어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철강제품의 수출이 전년대비 16% 가량 줄어들었지만 여기에는 내수경기 호조가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원가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포스코의 경우 내수비중이 75%에 달하고 있고, 전기로업체들도 대부분의 철근 형강을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업체들은 내수경기가 호조세를 이어가고, 국제철강 무역규제가 점차적으로 완화된다면 이번 철강전쟁을 큰 무리없이 넘길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열연코일 등 기초 소재를 국내외에서 조달받는 단순 압연 냉연업체들은 제품 가격이 소재가격의 인상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경우 하반기 이후 수익성이 떨어질 가능성은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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