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몰아준 카카오모빌리티, 소비자편익 감소”…257억 과징금 폭탄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해 자사 가맹택시 수 늘려
점유율 73.7%로 급증…가맹 기사 수입도 차이
소비자 후생 되려 감소, 배차 대기시간만 늘어
“알고리즘 차별적 설정도 법 위반 명확히 해”
  • 등록 2023-02-14 오후 12:00:00

    수정 2023-02-14 오후 12:00:00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른바 ‘콜 몰아주기’ 행위를 한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57억원을 부과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지배적지위를 남용해 자신의 가맹택시 수를 늘렸고 결과적으로 일반호출 시장의 경쟁을 제한했다는 판단에서다.

(사진=연합뉴스)
이는 공정위가 앞선 2021년1월 택시 사업자단체의 카카오모빌리티의 불공정행위 의심 신고를 받고 조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2년 만이다.

“우선배차 알려지면 공정위에 걸린다”

공정위는 14일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의 중형택시 배차 알고리즘을 은밀히 조작해 자회사 등이 운영하는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를 우대한 행위에 대해 카카오T앱 일반호출 배차 알고리즘에서 차별적인 요소를 제거하라는 시정명령과 과징금 257억 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카카오T블루는 카카오모빌리티의 100% 자회사인 케이엠솔루션과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분을 투자한 디지티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서비스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2019년3월 가맹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현재까지 가맹기사에게 일반호출을 우선배차하는 방법으로 콜을 몰아주거나 수익성이 낮은 1km 미만 단거리 배차를 제외 또는 축소하는 알고리즘을 은밀하게 시행했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콜 몰아주기는 픽업시간이 가까운 기사에게 배차하는 로직을 운영하면서 가맹기사가 일정 픽업시간 내 존재하면 가깝게 있는 비가맹기사보다 우선배차했다. 픽업시간은 택시가 승객에게 도착하는 예상시간이다.

(자료=공정위)
이로 인해 가맹기사의 운임수입이 상대적으로 비가맹기사보다 높아졌고 이는 비가맹기사가 가맹기사가 되려는 유인으로 작용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신의 가맹택시 수를 쉽게 증대시켰다. 카카오T블루의 가맹택시 수(점유율)는 2019년말 1507대(14.2%)에서 2020년말 1만8889대(51.9%), 21년말에는 3만6253대(73.7%)까지 늘었다. 가맹기사의 월 평균 운임수입(2019년5월부터 2021년7월까지 기준)은 비가맹기사보다 최대 2.21배 높았다.

수락률을 이용한 우선배차 행위도 사실상 가맹기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설계된 것으로 드러났다. 수락률은 기사가 받은 콜카드 수에서 수락한 콜카드 수를 나눈 값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0년4월부터 현재까지 수락률이 높은 가맹기사가 비가맹기사보다 더 많은 배차를 받을 수 있도록 수락률이 40~50% 이상인 기사만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이 추천한 기사를 우선배차했다.

평균 수락률이 가맹기사는 약 70~80%, 비가맹기사는 약 10%이기 때문에 카카오모빌리티는 두 기사 그룹 간 수락률에 원천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사전에 알고서도 이를 의도적으로 이용했다.

공정위가 공개한 임직원의 카카오톡 대화에는 “가맹기사에게 우선배차 하는 것이 알려지면 공정위에 걸리는데요” “너무 압도적으로 몰아주는 형태가 되면 말들이 나올 수 있을 텐데 허허” 등 자신들의 행위가 위법 행위라는 것을 인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가맹기사의 운임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단거리 배차를 기존보다 덜 수행하도록 가맹기사에게 운행거리 1km 미만 호출의 배차는 제외하거나 축소했다.

시지 남용행위…“소비자 후생 오히려 감소”

공정위는 이 같은 카카오모빌리티의 행위를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중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 방해행위로 봤다. 또한 불공정거래행위 중 차별취급 행위 및 거래상지위 남용행위에 해당한다고 결론냈다.

(자료=공정위)
이번 심결 과정에선 소비자 후생 증대효과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수락률 기반 배차가 수락률이 높은 기사를 우대해 승객과 기사의 매칭 효율성이 증대, 승객의 배차 대기시간이 줄어드는 소비자 후생 증대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성욱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수락률 기준 우선배차는 통상 더 먼 거리에 있는 택시가 배차돼 오히려 승객이 택시를 기다리는 시간(픽업시간)이 늘어나고 택시도 더 먼 거리를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소비자 후생 증대효과가 있다고 평가하긴 어렵고 오히려 감소했다고 보는 것이 맞는다”고 했다.

이번 사건은 공정위가 새로운 플랫폼 기업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를 어떻게 볼 건지 규정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존 택시업계라는 전통산업과 새로운 플랫폼 시장의 흐름과 맞물린 사건으로 플랫폼사업자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와 불공정 행위의 기준과 소비자 후생 증대 등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를 규정한 것으로 향후 플랫폼 규제의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플랫폼사업자가 서비스 이용조건에 관한 알고리즘을 차별적으로 설정, 변경하는 경우에는 공정거래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앞으로 플랫폼사업자의 시장지배력을 남용하는 행위와 불공정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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