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통합당 부활 1등 공신

3년 10개월 만에 당 지지율 민주당 앞서…아직 표정관리
새 정강정책서 민주화·기본소득 담고 호남에도 러브콜
진보이슈 선점…정권 획득차 중도층 표심 확보 중요
새 당명, 부활 ‘화룡점점’…내년 보궐선거 기대감 ‘쑥’
  • 등록 2020-08-18 오전 11:00:00

    수정 2020-08-19 오전 11:03:31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3년 10개월 만이다. 미래통합당이 전신을 포함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을 다시 앞지르는 데 걸린 시간이다. 혁혁한 공을 세운 주인공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27일 4·15 총선에서 참패한 통합당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이후 3개월 동안 당 쇄신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당 지지율 반등과 함께 내년 4월로 예정된 서울시장,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는 물론 차기 대선에 대한 기대감마저 부풀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최근 정당 지지율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앞지른 것과 관련해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당 쇄신 작업이 한 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사진=이데일리DB)
구원투수 등판 성공론 급부상

YTN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한 8월 2주차(10~14일) 주간 여론조사 집계 결과, 정당별 지지율은 미래통합당이 지난주(8월 1주차) 대비 1.7% 포인트 오른 36.3%, 더불어민주당은 0.3%포인트 내린 34.8%로 나타났다. 리얼미터 조사 기준으로 보수 계열 정당이 민주당을 앞선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이 시작된 2016년 10월 3주 차(새누리당 29.6%, 민주당 29.2%) 이후 처음이다.

통합당 내부에서는 상기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물론 반사이익 효과도 존재한다. 최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여론과 잇단 여권 인사들의 성추문,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 악화 등이다. 일단 이번 여론 조사로 지난 총선 참패 이후 패배 분위기에서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즉, 패색이 짙던 통합당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 위원장 카드가 제대로 먹혔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들을 중심으로 아직까지는 지지율 상승에 대한 표정관리 모드에 돌입한 모양새다. 주 원내대표는 최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여론조사에서 앞섰다고 자만해선 안 된다”며 “통합당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여전히 민주당에 못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김 위원장 비대위 체제에서의 당 쇄신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비대위는 최근 새 정강·정책에 5·18 민주화 정신을 담고, 소홀했던 호남에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통합당 정강·정책특별위원회 이 같은 내용이 담긴 10대 정책을 발표했다.

특위는 또 제1호 정강·정책으로 진보진영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기본소득 보장을 명시했다. 특위 측은 “국가는 국민 개인이 기본소득을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간 김 위원장이 외부 강연 등에서 종종 언급해온 얘기다.

이에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 대한 재평가 얘기도 나오고 있다. 우선 당 안에서는 대외 창구를 김 위원장으로 일원화해 단결된 모습을 보였다는 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0대 국회 지도부와 달리 장외투쟁은 하지 않기로 하고, 진일보한 이슈를 선점해 중도층의 민심 잡기에도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정권을 획득하는 정당의 모습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파이가 큰 중도층의 표심을 무시할 수 없다.

미래통합당 새 당사가 들어설 여의도 소재 빌딩 전경.(사진=이데일리DB)
새누리당→자유한국당→통합당→?

통합당 부활의 화룡점정은 이달 말로 예정된 새 당명 교체작업과 함께 새 당사 이전이 될 전망이다. 통합당은 현재 비대위에서 새 당명 교체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통합당은 당초 오는 21일에 새 당명을 공개하려고 했다. 그러나 당명을 급작스럽게 만들기 어려워 시일을 두고 오는 31일쯤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통합당의 당명은 195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2월 이승만 전 대통령을 당수로 두고 창당된 자유당에 이어 민주공화당(이하 창당 및 개정연도 1961년), 민주정의당(1981년), 민주자유당(1990년), 신한국당(1996년), 한나라당(1997년), 새누리당(2012년), 자유한국당(2017년) 등을 거쳤다. 올해 21대 총선을 앞두고 2월 보수진영이 합친 미래통합당으로 바꿨지만, 이는 임시명에 불과하다. 지지율까지 앞선 상황에서 차기 당명은 어떻게 정해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명이 자주 바뀌면 국민들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지만, 반대로 당의 이미지 쇄신을 추진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국민들로부터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게 통합당 관계자의 전언이다. 당명이 자주 바뀐 것은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1955년 9월 창당한 이후 민중당, 신민당, 평화민주당, 신민주연합당, 민주당, 새정치국민회의,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 민주통합당, 새정치민주연합 등을 거쳤다.

통합당의 부활을 기대케 하는 게 당사의 여의도 재입성이다. 앞서 통합당은 서울 영등포동 7가에 위치한 우성빌딩을 당사로 사용 중이었다. 국회와는 1㎞ 이상 다소 거리가 떨어진 곳이다. 통합당은 전신인 자유한국당 시절,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지고 여의도를 떠난지 2년 만에 재입성한 것이다. 여의도를 떠나기 전까지는 ‘정치 명당’으로 불리는 여의도 한양빌딩에 있었다.

하지만 ‘정치1번지’ 여의도를 떠나 잘된 적 없다는 속설을 무시할 수 없듯이 여의도 입성을 결정했다. 통합당은 “실제로 2004년 한나라당 시절 여의도 천막당사에서 풍찬노숙을 시작한 지 16년 만에 전국의 330만 당원 동지들의 염원을 담아 ‘국민과 소통하고 당원과 함께’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주의를 책임지고 정권을 창출하기 위한 산실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또 “당사 건립을 계기로 한 걸음 더 국민에게 다가가는 정당,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당은 사옥 이전 시기를 오는 11월에서 12월 사이로 보고 있다.

2004년 여의도 천막당사가 정권교체의 초석이 됐던 만큼 통합당은 새 사옥이 향후 재보궐 선거와 내후년 대선을 준비하는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도 100년을 내다볼 수 있는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당 쇄신작업에 고삐를 조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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