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로창고극장서 만나는 4인4색 '빨간 피터'

폐관 3년 만 재개관
4명 연출가·4명 배우 함께하는 프로젝트
  • 등록 2018-07-04 오전 11:30:40

    수정 2018-07-05 오전 10:19:36

연극 ‘빨간 피터들’(사진=서울문화재단).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무대이자 객석은 60개의 의자로 채워졌다. 원숭이 분장을 한 ‘빨간 피터’는 의자들 사이를 오가며 바쁘게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다.

지난달 29일 첫선을 보인 연극 ‘빨간 피터들’의 한 장면. 폐관 3년 만에 재개관한 삼일로창고극장에서 올리는 첫 번째 공연이다. 지난 1일 공연이 끝난 후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에서 신유청 연출은 “故추송웅 배우에 대한 쓸쓸한 인상, 카프카가 유대인으로서 느꼈던 정체성의 단절, 그리고 하준호 배우의 일상에서 공통적인 부분을 찾았다”라고 설명했다.

당대 삼일로창고극장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빨간 피터의 고백’은 1977년 8월 20일 초연했다. 故추송웅(1941~1985) 배우가 자신의 연극인생 15년을 기념해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소설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서’(1917)를 각색해 제작·기획·연출·연기 등 전 과정을 직접 맡았다. 초연 당시 4개월 만에 6만 관객을 동원하는 등 흥행기록을 세우며 한국 연극계에 모노드라마 붐을 일으켰다. 이후 8년간 482회에 거쳐 15만 여명 이상의 관객들과 만났고, 배우에 대한 최초의 연구서라 불리는 ‘추송웅 연구’(1992)가 발간되기도 했다.

‘빨간 피터들’은 ‘추송웅 연구’와 카프카의 단편소설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다. 4명의 연출가가 4명의 배우와 함께 4편의 모노드라마로 펼치는 프로젝트다. 극장 구조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각기 다른 특성의 1인극을 무대 위에 펼친다. ‘추ing_낯선 자’(6월 29~7월 1일)는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없애고 배우가 관객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원숭이와 사람 역할을 넘나든다. ‘K의 낭독회’(7월 6~8일)는 생계 문제에 부딪힌 이 시대 예술가의 현실을 드러낸다. ‘관통시팔’(7월 13~15일)은 안무가 김보람이 18가지의 춤으로 무대를 채운다. ‘러시아판소리-어느학술원에의보고’(7월 20~22일)는 연출가 적극이 배우의 연기술을 보여줄 예정이다.

매주 일요일 공연이 끝난 후에는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진다. 당일 공연을 관람한 관객이라면 무료로 참여 가능하다. ‘빨간 피터들’은 남산예술센터·삼일로창고극장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관람료는 전석 2만원이며 청소년과 대학생은 1만4000원이다.

연극 ‘빨간 피터들’(사진=서울문화재단).
연극 ‘빨간 피터들’(사진=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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