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춘재(56) 씨가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포함해 모두 14건의 살인과 30여 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했지만 경찰은 이 씨의 범행이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경찰은 이 씨가 진술하지 않은 범죄가 있을 수 있고 반대로 진술한 범죄가 이 씨의 소행이 아닐 수도 있다고 판단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씨가 8차 화성 사건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한 이후, 당시 범인으로 지목돼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20년간 수감 생활을 하다가 감형을 받아 2009년 출소한 윤모 씨가 주목을 받고 있다.
경찰은 최근 윤 씨를 만나 조사를 진행했다.
윤 씨는 경찰 조사에서 “8차 사건을 내가 저지르지 않았다. 억울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 화성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 이춘재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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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당시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당시 13세) 양의 집에서 박 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으로, 윤 씨와 이 씨는 모두 박 양의 집과 매우 가까운 곳에 살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발견한 음모와 이 씨 등 인근에 거주한 남성 수백 명의 음모를 채취해 조사했는데, 이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진 못했다. 음모의 형태와 혈액형 등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윤 씨는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변호사를 선임해 재심을 준비 중이다.
현재 청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윤 씨는 “신분이 노출되면 직장에서도 잘릴 수 있어서 당분간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신의 신원이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