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된 올리브유 가격…남유럽 '가뭄'에 급등세 지속

올리브유 가격, 9월 톤당 8900달러…반년새 50%↑
최대 생산국 스페인서도 1년새 2.5배…절도 성행
"남유럽 가뭄이 주요 원인…가격 완화 조짐 없어"
튀르키예 11월까지 수출 중단…"수급 더욱 악화"
  • 등록 2023-09-19 오후 1:27:42

    수정 2023-09-19 오후 7:21:03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 터키, 튀니지 등 주요 생산국들이 올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린 탓이다.

(사진=AFP)


18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미 농무부는 최근 보고서에서 국제 올리브 오일 가격이 이달 들어 톤당 8900달러까지 급등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5989.7달러(국제통화기금 기준)와 비교하면 반년 만에 가격이 50% 가까이 뛴 것이다. 미 농무부는 ‘지중해의 매우 건조한 날씨’ 및 이에 따른 작황 악화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며 “8월 평균 가격이 전년 동기대비 130% 급등했지만, (상승세가)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올리브유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스페인은 국토의 3분의 1이 올해 장기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올 여름 평균 기온이 평년대비 1.3℃ 높아 역대 세 번째로 더운 여름을 보냈다. 이에 2022~2023년 수확기 동안 올리브유 생산은 약 61만톤에 그쳤다. 평년 130만~150만톤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규모다.

그 결과 안달루시아 지역의 올리브유 가격은 이달 킬로그램당 8.45유로까지 치솟았다. 이는 전년 동월대비 111% 상승한 가격으로 역대 최고가다. 안달루시아의 올리브유 생산은 스페인 전체의 75%를 차지한다. 식료품점, 슈퍼마켓 등 대다수 소매업체에선 리터당 10유로를 웃돌아 1년 전(4유로)보다 2.5배 이상 올랐다.

‘액체로 된 금’(Liquid gold)으로 불릴 정도로 가격이 천정부지 오르면서 스페인 전역에선 올리브유 절도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30일엔 스페인 코르도바의 한 공장에서 약 5만리터의 올리브유가 도난을 당했다. 50만유로, 우리 돈으로 약 7억원 상당 규모다. 아울러 전국적으로 제분소, 슈퍼마켓 등에서도 올리브를 훔치는 사례가 급증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관료들이 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올리브유 생산 2위, 3위 국가인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올리브유 생산국 중 한 곳인 튀르키예가 오는 11월까지 올리브유 수출을 중단해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올리브유를 대체할 수 있는 해바라기씨유의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다, 비료값까지 올라 국제 올리브유 가격을 압박하고 있다.

전 세계 올리브유의 3분의 2가 유럽에서 생산되는 만큼, 당분간 올리브유 가격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상품 데이터 조사업체 민테크의 카일 홀랜드는 “가뭄으로 올리브유 재고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10월 이전에 고갈될 수 있다”며 “튀르키예의 수출 중단으로 (글로벌) 수급이 더욱 악화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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