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EO 부정원인은 "지루함"과 "외로움"

  • 등록 2002-10-11 오후 5:42:11

    수정 2002-10-11 오후 5:42:11

[edaily 전설리기자] 한동안 미국 전역을 달구고 지나간 일련의 회계스캔들. 이 먼지 폭풍은 미국을 바라보는 세계인들의 시야를 완전히 뒤바꿔 놨다. 정직과 신뢰를 상징해온 미국 CEO(최고경영자)들의 초상화는 이제 부정과 불신으로 얼룩졌다.

이미 백만장자라고 할만한 CEO들이 왜 회사의 돈까지 넘보게 된 것일까? 가지면 가질수록 더 갖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을까?

USA투데이는 10일(현지시각) 미국 CEO들이 부정을 저지른 이유에 대해 심리학적인 논평을 게재하고 그들을 부정으로 몰아간 것이 단지 "탐욕(greed)"과 "돈(money)" "권력(power)" 때문만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심리학자들은 "비현실적인 환상(unrealistic fantasy)"과 "지루함(boredom)" "불안정감(insecurity)" "외로움(lonesome)"과 같은 심리적 병약함이 CEO들을 부정의 유혹에 빠트렸다고 지적했다.

부정적 자화상= 미국에서 CEO들은 록스타와 견줄만한 주목을 받는 공인이다. 그러나 대중의 인정에도 불구하고 부정을 저지른 CEO들은 종종 자신에 대해 매우 낮게 평가하고 있다고 심리학자들은 지적했다. 그들은 이 같은 부정적 자화상을 없애기 위해 끊임없이 기념비적인 일들을 추진하게 된다. 물론 그들의 내면에 있는 부정적 자화상은 목적을 성취하고 또 성취해도 사라지지 않는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임클론 주식 4000주를 부정적으로 거래한 혐의로 기소된 마사스튜어트리빙옴니미디어의 CEO 마사 스튜어트다. 스튜어트는 노동계급 출신이란 심리적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라이프스타일을 꾸며 나갔다. 그녀의 열등감이 부정적 자화상이었던 것이다.

"난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I deserve it")는 환상= 대중의 인기와 선망 속에서 종종 CEO들은 자신에 대한 환상을 키울 수 있다. 바로 "난 그런 대접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는 환상이다.

하버드 비지니스스쿨의 조교수인 라케쉬 쿠라나는 "CEO들은 회사의 부가 자신으로부터 창출되었다는 환상을 갖곤 한다"고 지적하고 "누구라도 자신이 얼마나 근사한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듣게 되면 결국에는 그것을 믿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CEO들의 환상을 부추기는 언론 매체들을 꼬집었다.

젝 웰치 제너럴일렉트릭(GE) 전회장이 이같은 경우에 속한다. 그는 퇴임하고 난 후에도 최근까지 회사로부터 갖가지 특혜를 받아 논란의 대상이 됐었다.

심리학자들은 또 일반인들의 환상은 현실에 부딪쳐 조정을 받지만 CEO들의 이같은 환상은 저지할 만한 장치가 없어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간다고 전했다. 기업심리학자인 해리 레빈슨은 "조정을 받지 못하면 사람들은 환상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왜곡된 경쟁의식= 왜곡된 경쟁의식도 사람들을 부정으로 이끌 수 있다. 벤앤제리아이스크림의 창업주인 벤 코헨은 "어떤 사람들은 도둑질만이 게임에서 이기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게임 룰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권력의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파산한 타이코인터내셔널의 전 CEO인 데니스 코즐로우스키가 바로 이 경우에 속한다. 메드트로닉의 전 CEO였던 윌리엄 조지는 코즐로우스키가 1998년 메드트로닉과의 인수협상에서 "타이코는 버뮤다에 본사가 있어 미국 세법망을 피할 수 있다"고 자랑하는 걸 듣고 협상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외로운 병사 신드롬=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권력에만 매료되는 것이라는 착각을 하게 돼 우정을 만들어 나가는데 종종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렇게 생성된 외로움을 부의 축적으로 달래게 된다고 심리학자들은 지적했다.

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대(USC) 유명한 임원진 지도자인 스티븐 버글라스는 부자들이 값비싼 그림을 사들이는 이유 중 하나는 "그림이 나를 이용해먹지는 않을 것"이라는 심리라며 이런 외로움이 그들을 부에 더 집착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지루함=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CEO들은 더 이상 성취할 게 없다는 데 종종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버글라스는 "사람들은 목적을 성취함으로써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 믿지만 성취하고 난 뒤에는 무엇을 해야할 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일종의 지루함도 CEO가 부정의 유혹에 휘말리게 되는 한 가지 이유라고 심리학자들은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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