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장남 이선호에게 힘싣는 CJ

CJ, 이선호 최대주주 벤처캐피탈社에 투자 집중
대마초 물의로 보직 사라지고 그룹 투자로 힘실어
공식직함 없이 경영 간접 관여하는 차원 풀이
경영 수완 시험 불가피…CJ "투자와 경영 연관 어려워"
  • 등록 2020-11-12 오전 11:00:30

    수정 2020-11-13 오전 7:50:1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 장남 이선호 씨가 그룹 투자를 선두에서 지휘하며 조직 내 영향력을 다지고 있다. `대마초 물의`로 그룹 밖으로 밀려난 그가 간접적으로 회사 경영에 발을 담그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외곽 플레이어로 나선 이선호

12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의 주력 계열사 CJ제일제당은 지난 9일 이사회를 열어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스마트바이오펀드(조합)에 95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그룹 내 계열사로 벤처캐피탈 회사다. 같은 날 다른 계열사 CJ올리브네트웍스도 이사회를 열어 40억원을 동일한 펀드에 출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룹 차원에서 이뤄진 의사결정으로 풀이된다. 한지붕 회사라도 각자가 한 곳에 투자를 단행하려면 그룹 고위층의 교통정리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현재 CJ제일제당은 전통적인 식품회사를 넘어 바이오 소재기업을 지향하고 있는데, IT 기술기업 CJ올리브네트웍스가 뒤를 밀어주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해석된다. 두 회사 결합으로 시너지를 내어 미래 먹거리로 삼으려는 전략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바이오산업 혁신 기업을 발굴하고 기술에 투자하고자 결정한 투자”라고 설명했고, CJ올리브네트웍스는 “기업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서비스를 창출하는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과 스케일업 회사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작업을 도맡은 구심점이 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이다. 이 회사 최대주주(작년 기준)가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씨(전 CJ제일제당 부장)다. 이씨가 지분 51%(최대주주)를 가진 부동산개발회사 씨앤아이레저산업는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씨의 의사 결정이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이재현(왼쪽) CJ그룹 회장과 장남 이선호씨.(사진=CJ그룹)


대마초 물의로 자숙 기간인데

공식 보직이 없는 이씨에게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싣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그는 지난해 대마초를 소지하고 피운 사실이 적발돼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데 따라 올해 초 정직 처분을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이씨가 그룹 안에서 맡은 공식 직함은 없다”며 “자숙하는 기간”이라고 전했다.

물론 CJ그룹이 타임와이즈인베스먼트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ICT와 바이오, 유통, 식품, 문화 등 사업 영역 전반에 걸쳐 진행되는 벤처 투자는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가 맡고 있다. 그러나 이씨가 대마초로 물의를 빚은 이후로 투자가 느는 추세다. 이 회사 공시를 보면,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는 올해 3월 애초 379억원 규모로 조성한 펀드의 규모를 692억원으로 두 배가량 키웠다. 이선호씨가 회사에서 정직 처분을 받은 시기가 이즈음이다. 이 펀드는 CJ 그룹 ENM, 대한통운, 올리브네트웍스, CGV 등 4개 계열사가 375억원을 출자한 상태다. 아울러 CJ ENM은 올해 7월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펀드에 30억원을 신규 출자했다. 상반기까지 매출(-30%)과 영업익(-40%), 당기순익(-39%)이 작년보다 나빠졌음에도 이뤄진 전격적인 투자였다.

경영 수완 발휘할지 관건

외부 시선을 감내하면서까지 내린 결정이기도 하다.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는 작년 당기순익 12억원 가운데 10억원을 현금으로 배당했다. 이익 가운데 83%를 배당한 것인데, 배당받은 주주가 이 회장 일가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이 회장 장남 이선호씨(51%)를 비롯해 딸 이경후씨(24%), 사위 정종환씨(15%), 조카 이소혜씨·이호준씨(각각 5%)가 지분을 가진 가족 회사다.

이 회장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이씨는 이참에 경영 수완을 평가받게 될 전망이다. 투자 결과에 따라 그룹의 주머니 사정이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CJ그룹 관계자는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는 그룹이 출자한 펀드를 운용하고, 거기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이익을 챙기는 회사일 뿐”이라며 “펀드 운용과 그룹 경영을 연관짓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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