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30%대 고금리..대기업 캐피탈사 어떤 곳이길래

현대캐피탈 시티그룹캐피탈 롯데캐피탈 등
대손율 10%대 중반에 중개수수료 부담 커..평균 금리 32% 최대 40% 수준
  • 등록 2010-07-23 오후 5:05:05

    수정 2010-07-24 오전 1:03:13

[이데일리 이진우 기자] `대기업이 하는 캐피탈에서 40~50% 씩 이자를 받는 게 말이 되느냐`는 이명박 대통령의 질책이 전해지면서 캐피탈사들이 도마위에 올랐다.

금융감독당국은 23일 부랴부랴 실태파악에 나섰고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캐피탈사들의 대출금리를 내리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현장방문에서 불거진 `50% 가까운 캐피탈사 고금리` 해프닝은 뒤늦게 캐피탈사의 금리가 아니라 대부업체의 금리였던 것으로 밝혀지긴 했지만, 평균 32% 수준인 캐피탈사의 금리도 대부업체나 다를바 없다는 비판은 사그러들지 않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 이 대통령 "대기업 캐피탈이 사채이자를 받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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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피탈사, 어떤 금융회사인가

캐피탈사는 할부와 리스 금융을 주력으로 하는 금융사로 전국에 50여개 업체가 등록되어 있다. 정식 명칭은 여신금융회사다.

이들의 주력사업은 자동차나 기계설비 등의 할부나 리스금융이지만 주력사업의 규모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개인이나 기업들을 대상으로 신용대출도 해준다. 자동차 할부대출을 1000억원어치 해줬다면 일반 신용대출도 최대 1000억원까지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상당수의 대부업체들이 `○○캐피탈` 이라는 상호를 쓰고 있어서 대부업체와 혼동하기 쉽지만 여신금융회사들 가운데는 전국적으로 14개 업체가 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 업무를 하고 있다. 이들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3조원이 조금 넘는 수준. 대부분 1년 이내의 단기 대출을 취급하는 것을 감안하면 연간 대출취급액 규모도 3조~4조원 정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현대캐피탈과 씨티그룹캐피탈, 롯데캐피탈 등 3개 회사가 전체 개인 신용대출 시장의 70~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 회사 모두 이른바 대기업 계열이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가 56%의 지분을 가진 회사고, 씨티그룹캐피탈은 미국 씨티그룹이 대주주다. 롯데캐피탈은 호텔롯데(26%) 롯데쇼핑(20%) 등 롯데 그룹 계열사와 특수관계인이 92%의 지분을 갖고 있다.
 
▲ 롯데캐피탈의 영업구조. 2009년말 현재 전체 대출금액의 29%(분홍색 부분)가 가계대출이다. 롯데캐피탈은 지난해 8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대부분의 영업이익이 일반대출과 가계대출 부문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40% 가까운 고금리..이유는?

캐피탈사들의 개인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32% 수준이다. 신용등급이 좋으면 20%대의 대출도 가능하고 나쁠 경우는 최고 40%까지 금리가 올라간다.

캐피탈사들이 이런 높은 금리를 매기는 이유는 조달금리가 상대적으로 비싸고 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까닭에 대손율이 높기 때문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해명이다.

캐피탈사들은 캐피탈채(회사채)를 발행해 돈을 조달한다. 주요 캐피탈사들의 캐피탈채 이자율은 연 4~6% 수준.
 
여기에 대손율(빌려간 돈을 갚지 않는 비율)이 평균 10%대 중반으로 알려지고 있다. 약 2~3% 정도의 판관비에 7~9% 가량의 중개수수료가 더해진다. 여기에 2~3%의 마진을 붙이면 30%가 넘는 금리가 나온다는 게 캐피탈사들의 설명이다. 물론 2~3%의 취급수수료를 더하면 캐피탈사의 실제 마진은 더 많아진다.
 
▲ 캐피탈사 수익구조(추정)


중개수수료는 캐피탈사와 소비자를 중간에서 연결해주는 중개업자에게 지불하는 돈으로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대출홍보 전단지들은 이들 중개업자들이 붙인 것이다.
 
▲ 캐피탈사들의 신용대출 광고. 이런 광고들은 대출금액의 7~9% 수준의 수수료를 받는 대출중개업체들이 아파트 현관이나 지하철, 건물 외벽 등에 붙이고 있다.


◇ 금융당국 현황파악 분주..어떤 대책 나올까?

금융당국 역시 이같은 캐피탈사들의 해명에 대해 크게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손율이 높고 중개수수료도 내야 되는 상황이라 개인 신용대출의 이익률이 그리 높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금리를 낮출만한 뾰족한 방법을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과 금융위원장이 나서서 대책을 세우겠다고 언급한 마당에 그냥 넘어가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우선 캐피탈사들의 영업현황과 원가구조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며 "평균 금리를 낮추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렇게 되면 캐피탈사들은 마진이나 영업비용을 낮추기보다는 신용등급이 낮은 소비자들에 대한 대출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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