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담배에 사채까지 대신…`대리` 문화에 멍드는 청소년들

SNS 통한 술·담배 대리구매 늘어
8000% 고금리 `대리입금` 피해 커져
불법프로그램 이용한 `대리 티켓팅`도 성행
  • 등록 2019-05-08 오후 12:21:00

    수정 2019-05-08 오후 7:44:20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박기주 권효중 기자]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한 대리구매나 대리입금 등 이른바 `대리` 문화가 성행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을 중심으로 형성되면서 이를 통해 술·담배를 구매하거나 초고금리 사채에 노출되는 등 불법적인 요소가 많이 포함돼 있어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상황이다.

청소년 술·담배 유통망 된 SNS…개당 2000원 웃돈 받는 대리구매

최근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 주요 SNS에서 ‘대리구매 댈구’ 등을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술이나 담배를 대신 구매해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접할 수 있다. 술·담배를 대신 구매해 가져다주면서 개당 1500~2000원가량의 서비스 이용료를 받는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는 연령 제한 탓에 술·담배를 직접 사기 어려운 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리 문화가 청소년이 불법행위에 가담하는 온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3월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8년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술과 담배 경험이 있는 청소년 중 직접 구매했다는 비중은 각각 16.6%, 34.4%로, 2016년(술 21.5%, 담배 41.8%)에 비해 감소한 반면, 대리 구매를 통해 구매했다는 비중은 같은 기간 술(9.1%→11.7%)과 담배(17.6%→21.0%)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여가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법 개정으로 술과 담배 등을 구입할 때 나이 및 본인을 확인하는 절차가 강화되면서 청소년 본인 구매가 어려워지자 성인을 통한 대리구매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대리구매 위법성에 대한 청소년과 성인들의 인식 강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SNS 대리구매로 술·담배를 구매한 뒤 남긴 후기(사진= 트위터 갈무리)


◇불법도 마다치 않는 아이돌 문화


술·담배 등 탈선뿐만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청소년의 문화도 불법적 요소와 접점이 많아지는 대목 중 하나다. 최근 경찰이 집중 단속을 예고한 대리입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리입금은 일종의 불법 사채로, 1~30만원 수준의 소액을 빌려주고 수고비와 지각비 명목으로 고금리 이자를 요구한다. 약 8000%에 달하는 이자를 요구하기도 한다는 것.

이 같은 대리입금은 아이돌 콘서트나 관련 굿즈(상품)를 구매하기 위해 돈을 빌리려는 청소년들이 늘어나면서 생겨난 문화 중 하나로 알려졌다. 표나 굿즈가 매진되기 전에 빨리 입금해야 하는 환경 때문에 급전의 수요가 생겨났고, 이를 상대로 한 불법 사채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대리입금은 그 자체로도 문제이지만, 채권 추심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이나 폭행·협박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청소년들이 콘서트 티켓을 구하기 위해 흔히 접하는 대리 티켓팅도 불법의 경계선을 넘나들고 있다. 표를 미리 구하고 여기에 웃돈을 붙여 되파는 사람들이 매크로 프로그램(자동 반복 클릭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을 활용한 티켓 구매와 온라인 거래 현행법상 불법은 아니지만 일종의 암표인 만큼 이를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국회에서도 이러한 온라인 암표를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이 발의돼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아이돌 문화에 참여하기 위한 이러한 불법행위가 청소년 사이에서 보편화하면서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소년 시기에는 동조현상이 크기 때문에 하나 둘 주변에서 (대리입금, 대리티켓팅 등을) 하다보면 따라하게 되고, 자신이 이를 하지 않으면 비정상이라는 심리도 있다”며 “다른 아이들이 다 하니까 당연하게 생각하고 그것이 일종의 기준이 돼 버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문제의식이 희박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NS에서 홍보하고 있는 대리입금(사진=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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