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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촌 활개치는 '컨'...규제사각지대가 거품 키운다

빌라시장 과열 속 광고·마케팅 강요 확산
사각지대 놓인 분양홍보...관리 규정 없어
  • 등록 2021-03-04 오전 11:00:10

    수정 2021-03-05 오전 8:15:09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신규 빌라 분양을 진행하고 있는 A업체는 무자격 중개인들의 마케팅 강요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역 컨설턴트가 “분양 마케팅을 대대행 주는 것이 관행”이라며 돈을 요구한 것을 거절하자 인근 공인중개사 사모임과 결탁해 소개 수수료를 동시에 올렸기 때문이다. 수수료 담합으로 분양 흥행에 실패한 A업체는 LH가 모집 중인 매입임대에 빌라를 넘기는 것을 고민 중이다.

서울 빌라촌 일대에 자칭 ‘컨(컨설턴트)’이라는 무자격 중개인들이 활개를 치며 부동산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제재하거나 처벌할 방안이 마땅치 않아 관리 사각지대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빌라시장 과열 속 광고·마케팅 강요 확산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부천 일대 다가구·다주택 분양 시장을 중심으로 광고·마케팅을 강요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주된 요구사항으로는 홍보를 해주겠다며 모델하우스를 찾아와 금전을 요구하거나 투자자들에게 분양 물건을 연결해 주겠다고 수수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에는 인근 공인중개사 사모임을 형성해 분양에 대한 수수료를 협상카드로 내놓으며 사례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는 분양대행사가 블로거나 공인중개사에게 대대행을 의뢰하기도 한다”면서 “빌라 분양시장에선 이와 반대의 행태로 대대행을 무리하게 요구하는, 변질된 마케팅이 강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모습은 빌라시장 과열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빌라시장은 약 1년간 수요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아파트값과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빌라로 눈을 돌리면서다.

빌라 가격은 11년 만에 최대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1월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빌라 등 서울의 연립주택은 지난달 1㎡당 평균 가격이 504만 4000원까지 올랐다. 2013년 4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연립주택의 1㎡당 가격이 500만원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서울의 1월 부동산 거래(10일 기준) 중 빌라(4178건)가 아파트(3943건)를 넘어서기까지 했다.

문제는 강요에 의한 광고·마케팅 비용이 늘어나게 되면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분양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마케팅으로 쓰인 비용은 분양가에 더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 빌라와 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사진=연합뉴스)


사각지대 놓인 분양마케팅...관리·처벌 규정 없어

부동산 중개 시장을 관리하는 구청은 처벌규정이 모호하다는 입장이다. 양천구청 관계자는 “부동산 교란행위에 대한 제보가 들어올 경우 현장 조사를 나가지만, 공인중개사가 아닌 일반인의 분양 홍보로 피해를 보면 사법기관에 고소·고발로 형사 처벌할 수밖에 없어 즉각적인 계도가 힘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분양업무대행 자격 법제화에 따라 건설업 등록증이 있는 사업자만 분양대행을 맡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분양대행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무자격자의 마케팅·홍보까지 제재하기 힘든 상황이다. 실제 부동산 시장으로 눈을 돌린 일반 마케터들이 유튜브와 블로그를 통해 분양업무를 하고 있지만, 이는 재고주택이 아니어서 공인중개사법 표시광고물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무자격자의 홍보·마케팅에 의한 일반 소비자들이 피해를 우려하며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부동산 홍보 등을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높아진 분양가로 인한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되는 동시에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만들어 낸다”며 “무자격자들은 분양 물건에 대한 책임이나 자격증에 의한 의무도 없어 과대·과장광고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블로그나 유튜브 등 홍보매체가 다양해지고, 이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이 만연해 지면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을 여지가 많아졌지만, 분양 마케팅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재고주택뿐 아니라 신규 분양업을 홍보하는 것에 대해서도 일정 자격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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