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최근 복수의 기업지배구조 전문단체에서 삼성 순환출자를 해소 자금에 대한 보고서가 잇따라 나오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지난 17일 보고서에서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해소에 필요한 매각 대상 지분은 총 1조2180억원 수준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23일에는 재벌닷컴이 삼성의 순환출자를 단순 해소하기 위해 총 4조3290억원이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두 단체가 제시한 금액은 순환출자로 연결된 계열사 지분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매각해야하는 지분의 가치를 의미한다. 약 3조원이라는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어느 지분을 매각해 출자고리를 해소하느냐에 대한 차이에서 발생한다.
이가운데 삼성에버랜드는 이건희 회장 및 친인척 지분율이 46%에 달하기 때문에 계열사 3곳이 보유한 지분을 외부에 매각해도 경영권 유지에는 어려움이 없다. 반면 삼성물산은 이 회장과 계열사 지분 합계가 13.8%에 불과해 7.2% 규모의 SDI 보유지분을 매각할 경우 경영권이 불안해진다. 따라서 순환출자를 해소하면서 동시에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지분(시가 6750억원) 만큼은 지배주주가 반드시 매입해야한다.
재벌닷컴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삼성그룹의 15개 순환출자 구조를 기준으로, SDI 보유의 물산 지분과 함께 삼성에버랜드 보유의 삼성생명 지분(19.3%) 등을 매각하는 방안을 도출했다.
결과적으로 순환출자를 해소하면서 경영권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제개혁연구소의 방안이 최소금액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두 방안 모두 삼성그룹이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십조원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재계 일부의 주장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금액이다. 특히 이건희 회장 등 삼성그룹 총수 일가의 보유주식 평가액이 13조~14조원에 이른다는 점에서 순환출자 해소에 필요한 금액이 과하다고는 볼 수 없는 셈이다.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채권팀장은 “기업들이 순환출자 해소하면서 해당 지분을 지배주주나 다른 계열사가 매입할 경우, 지분 매입에 따른 자산 증가가 동시에 발생한다”며 “따라서 순환출자 해소에 필요한 자금을 반드시 비용부담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