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농장서 1256마리 받아와 굶겨 죽인 60대, 2심도 징역 3년

檢 징역 3년 구형…1심 징역 3년 선고
자택 마당·드럼통서 개 고양이 사체로
법정서 “공소사실 인정, 생계 어려웠다”
法 “농장주 책임 있더라도 원심 형 적절”
  • 등록 2023-07-19 오후 4:11:06

    수정 2023-07-19 오후 4:11:06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마리당 1만원을 받고 개와 고양이 등을 데려와 경기 양평의 한 주택에서 1250여마리를 굶겨 죽인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한국동물보호연합 관계자 등이 지난 3월 2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국제 강아지의 날을 맞아 양평 개 1,200여마리 아사 사건 규탄, 강아지 공장 폐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원지법 형사항소1-3부(재판장 이준규)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A(66)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판사는 “피고인이 동물의 생명을 경시해 발생한 사건”이라며 “피고인이 생활고 때문에 범행했고 피고인에게 동물을 판매한 농장의 책임을 감안하더라도 동물 생명 보호, 안전보장 등 동물보호법 입법 목적을 비춰보면 원심의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을 고발한 동물권단체 케어 측은 “그간 한국에는 없었던 동물을 위한 정의가 시작됐다고 본다”며 “전례 없던 대규모 동물 학살 사건에 대해 법원이 법정 최고형을 내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했다.

지난 3월 6일 경기 양평군의 한 주택에서 방치된 개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될 당시 모습. (사진=뉴시스)
A씨는 2020년 2월부터 지난 3월까지 번식능력이 떨어지거나 병을 앓는 개와 고양이를 처분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개 농장으로부터 동물들을 데려온 뒤 밥을 주지 않고 굶겨 죽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적발 당시 A씨의 자택 마당과 고무통 안에는 개와 고양이의 사체가 백골 상태 등으로 담겨 있었다. 당초 경찰이 추정한 숨진 동물의 수는 약 300~400마리였지만 사흘간 조사 끝에 1256마리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범행은 지난 3월 인근 주민이 잃어버린 자신의 반려견을 A씨 거주지에서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며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4월 18일 공판기일에서 “피고인은 1256마리 동물에게 고의로 사료를 주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처벌받아 마땅하지만 어려운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돈을 받고 개를 가져올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감안해 달라”고 주장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였다.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2014년 파산 선고를 받는 등 경제적으로 어렵고 고물 처리만으로 생계가 어려운 점,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엄벌은 불가피하다”며 법정 최고형을 선고했다.

이동장에 실린 반려동물들을 냉동탑차에 싣는 모습. (사진=경기 양평경찰서)
A씨에게 개와 고양이를 팔아넘긴 동물번식업자들 또한 수사 선상에 오른 상태다. 경찰은 지난 5월 50대 B씨 등 동물번식업자 32명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B씨 등이 넘긴 반려동물 대부분은 소형견으로 A씨에게 팔리기 전부터 영양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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