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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자동차 가격 조사업체 ‘갭 HPI’는 올해 1월 영국에서 5만 7435파운드(약 9200만원)에 팔렸던 테슬라의 모델3 신차가 1년 뒤인 내년 1월 중고차 매물로 나올 경우, 가격이 3만 1300파운드(약 5013만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구입가 대비 거의 반토막(46%)이 날 것이란 얘기다.
이는 2021년 9월에 판매된 모델3가 1년 뒤 중고차로 나왔을 때 4%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감가상각 속도가 10배 이상 빨라진 셈이다. 2021년 9월 모델3 신차 가격은 4만 8435파운드(약 7757만원)로 이듬해 9월 중고 가격은 4만 6300파운드(약 7416만원)였다.
FT는 “이번 조사는 영국 시장만을 대상으로 삼았지만, 한 업계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테슬라의 중고차 가치는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며 “올 들어 전체적으로 중고차 가격이 작년보다 하락하고 있지만 테슬라 차량의 감가상각이 경쟁업체 차량보다 훨씬 크다”고 전했다.
중고차 시장은 연식이 오래될수록 가격이 더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따라 테슬라가 지난 반년 동안 신차 가격을 여러 차례 인하한 것이 중고차 가격까지 끌어내리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는 수요 진작을 위해 중국과 미국, 유럽, 영국 등에서 가격을 내렸다. 주력 차종인 모델3와 ‘모델Y’ 외에도 최고급 라인업인 ‘모델S’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 가격도 인하했다.
한편 테슬라의 가격 인하로 전기차 제조업체들의 가격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고사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20년부터 3000만원대의 이른바 ‘반값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공언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