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간판값이 롯데보다 비싸다고?

브랜드 사용료 年 1천억원 한곳에 몰아주는 CJ·롯데
삼성 13개 계열사 걷은 연간 145억원 크게 웃돌아
재계 순위와 별개로 매기는 기업 이름값
브랜드 부가가치 얼마로 볼지 `천차만별 시각차`
  • 등록 2021-01-05 오전 11:00:00

    수정 2021-01-06 오후 10:55:48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식품·유통 대기업 CJ와 롯데 그룹 이름값이 재계 1위 삼성그룹보다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 CJ는 절대적으로 비싸고, 롯데는 상대적으로 싼 편인데 앉아서 한해 거둬들이는 이름값만 각각 1000억원 가량이다.

(그래픽= 이미나 기자)


한해 이름값 1000억원 ‘CJ’

5일 주요 그룹 ‘특수관계인과의 내부거래’ 공시를 보면, CJ제일제당이 올해 ‘CJ 브랜드 사용료’로 CJ㈜에 지불할 대가는 340억원이다.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 CJ 상표를 쓰는 대가다.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뺀 금액의 0.4%가 여기에 해당한다. CJ그룹은 대한통운 338억원, ENM 110억원, 올리브영 79억원, 프레시웨이 73억원 등을 비롯해 올해 총 941억원을 상표 사용료로 받을 계획이다.

브랜드 사용료는 CJ가 삼성보다 비싸다. 삼성그룹 상표권 사용료는 `삼성` 이름으로 발생한 매출의 0.5%를 떼어 간다. 삼성 계열사 24곳(실제로 지급한 곳은 13곳)이 상표권을 나눠 소유한 또 다른 계열사 13곳에 지급한 브랜드 사용료는 지난해 연간 합계 144억6700만원이다. 아직 올해 사용료는 책정되지 않았지만 평년 수준을 크게 웃돌지는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상표권 사용료로 75억원을 삼성물산에 지급할 계획이다.

재계 1위 삼성그룹보다 밑에 있는 CJ그룹 이름값이 절대적으로 비싼 것은 양측의 시각 차이 때문이다. 상표권으로 발생하는 부가가치를 얼마로 볼지, 그리고 거기서 얼마큼을 상표권 사용료로 인정할지는 재량이다. 이런 점에서 CJ가 스스로 매긴 몸값이 삼성보다 높다는 인식이 드러난다. 삼성이 CJ보다 상표권 사용료 기본값이 0.1%포인트 비싼 걸 감안하고도 발생한 격차다. 아울러 상표권료를 삼성은 13곳이 고르게, CJ는 지주가 독식한 것도 차이다.

사용료가 절대적으로 저렴한 곳은 롯데다. 롯데지주의 올해 브랜드 사용료는 ‘매출에서 광고선전비를 뺀 금액의 0.15%’이다. 그러나 전체 상표권 사용료 합계는 마찬가지로 삼성을 앞선다. 지난해 계열사 56곳(실제로는 44곳)이 롯제지주 한곳에 지급한 브랜드 사용료는 922억원이다. 올해 상표권 사용료는 전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일단 확정된 것만 6개 계열사 595억원이다.

이밖에 하이트진로는 하이트진로홀딩스에 상표권 사용 대가 6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갖가지 항목을 뺀 매출의 0.3% 규모다. GS25 편의점을 보유한 GS리테일이 GS㈜에 낼 브랜드 사용료는 185억원이다. 산출 기준을 설명하지 않아서 기준이 모호하다. 다만 지난해 사용료를 기준으로 책정해보면 매출의 약 0.2% 정도가 이름값이다.

왼쪽부터 CJ그룹, 삼성그룹, 롯데그룹 CI.(사진=각사)


많아도 걱정, 적어도 걱정

브랜드 사용료는 회사 경영 상황에 따라 증감할 수 있다. 당초 예상보다 매출이 감소하면 그만큼 책정한 몫도 줄어들고 반대면 늘어난다. CJ프레시웨이는 2019년 공시하기를 지난해 브랜드 사용료로 100억원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했으나, 실제로는 79억원을 내는 데 그쳤다. 급식과 식자재 유통을 주로 하는 이 회사는 코로나19로 영업 환경이 악화하면서 매출에 타격을 받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런 점에서 브랜드 사용료 증감을 보면 회사의 흥망을 가늠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2012년 한해 143억원을 CJ 브랜드 사용료로 책정했는데, 10년이 지난 올해 340억원으로 2.3배 증가했다. 이 기간 회사 매출은 2011년 6조5382억원에서 2019년 22조3524억원으로 3.4배 증가했다. 회사가 잘돼 매출이 늘어서 브랜드 사용료도 증가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브랜드료를 많이 내는 것은 되레 회사에 기분 좋은 일일 수 있다.

상표권 사용료는 대기업 총수의 불로소득 성격이 있다. 그룹마다 브랜드의 권리자는 대부분 지주회사이고, 지주회사의 주요 주주가 총수 일가인 때문이다. 현금성 자산인 브랜드 사용료는 배당의 주요 재원이다. 통상 지주사는 일반 계열사보다 배당이 후한 편이다.

이런 이유에서 시장 일각에서는 그룹 안에서 브랜드 사용료를 주고받는 데에 견제 목소리가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매해 대규모기업집단(대기업) 내에서 상표권 거래가 얼마나 이뤄지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시장의 문제의식과 닿아 있다.

재계 관계자는 “브랜드 수수료율은 해당 업종이나 브랜드 사용으로 발생하는 효익 정도에 따라 기업별로 달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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