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김지형 위원장이 18일 개최한 ‘대기업 컴플라이언스의 현황과 개선방안’ 토론회에 앞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20년 출범해 김 위원장이 진두지휘한 1기 준법위는 그간 경영승계와 노조, 시민사회 소통을 3대 준법의제로 정하고 삼성의 준법경영 감시 활동과 후속조치를 권고해왔다.
김 위원장은 “2년쯤 전에 위원회가 출범했고, 아무도 걸어본 적이 없는 길이었고 새로운 도전”이었다며 “실패나 실수를 두려워했다면 나서지 못했을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여러 갈래 비판과 의혹의 목소리가 컸고, 곱지 않은 눈길이 많았다”며 “하지만 그 소리와 시선 ‘저 너머’를 향하자고 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나쁜 경험은 없다”라는 말을 언급하며 “실패의 경험은 성공의 과정이고, 잘못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면 그 경험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경험은 소중한 스승이다. 하지만 배울 줄 아는 사람만 가르친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준법위 경험을 토대로 대기업 그룹의 컴플라이언스에 대한 소견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먼저 ‘왜’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왜 컴플라이언스인가’에 대한 신념과 대의가 명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컴플라이언스는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라는 것이다.
이어 “인격이 높은 사람일수록 자기를 돌아보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자기만으로는 혹시 놓치는 것이 있을지 몰라 남을 통해 돌아 보려고도 애쓴다”며 “억지로 하는 것보다 스스로 나서서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고, 기업의 컴플라이언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안의 컴플라이언스뿐만 아니라 기업 바깥의 컴플라이언스를 통해 훨씬 더 성숙한 자기성찰이나 검증이 가능할 수 있다며, 그것이 기업 스스로의 자율적 결정에 따른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그룹 리스크와 계열별 회사 리스크는 결이 다른 문제라, 단기·중기·장기 등 시기별 로드맵도 필요하다고 목소리 높였다.
김 위원장은 끝으로 “각각의 대책은 예방·대응·회복이라는 세 단계를 망라하는 순환 방식이어야 한다”며 “궁극에는 컴플라이언스 문화를 확산하여 저변을 다지고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준법위를 이끌고 있는 김 위원장의 임기는 다음달 만료된다. 김 위원장의 후임으로는 이찬희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