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 일본의 기린이 싱가포르 프레이저앤니브(F&N)가 보유한 APB 인수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기린이 APB를 인수에 달려든 것은 최근 이 회사에 눈독을 들이는 글로벌 경쟁사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기회를 놓칠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앞서 태국 최대 맥주업체 타이 비버리지는 싱가포르 화교은행(OCBC) 등에게 F&N의 지분 22%를 사들이는데 합의했다. 타이 비버리지는 세계 184위 갑부이자 태국 부동산 대기업인 TCC LAND 등을 소유하고 있는 쩌른 회장(68)의 사위가 보유한 업체.
내수 시장 위축으로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기린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APB 인수전에 동참했다. 기린은 지난 2007년 이후부터 해외 기업 M&A에 이미 1조엔 이상을 쏟아부으면서 해외 시장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린은 지난 2009년 필리핀 산 미구엘의 지분 48%를 12억달러에 사들이는 등 동남아 주류 시장을 공략해왔다.
한편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에서 ‘빈탕’과 ‘타이거’ 맥주 브랜드로 유명한 APB는 지난해 중국 광저우에 하이네켄과 합작공장을 여는 등 전 세계 13개국에서 29개 맥주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