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미·중 갈등에…아스트라제네카도 中법인 떼낸다

중국 사업부 분리해 홍콩 재상장 검토
중국 정부 검열 피하고 신약개발 리스크↓
투자자 불안감 줄이고 자금 조달 용이
세콰이어 캐피털 이어 다국적기업 잇따를듯
  • 등록 2023-06-19 오후 3:35:06

    수정 2023-06-19 오후 7:35:58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중국 사업을 분리해 홍콩에 별도 상장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미·중 갈등으로 중국 사업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자 이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 실리콘밸리의 ‘큰손’ 벤처캐피털인 세콰이어 캐피털이 중국 법인을 분할한 데 이어 아스트라제네카까지 나서는 등 글로벌 기업들이 비슷한 행태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웨덴에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의약품 연구시설 (사진=AFP)
“중국 지원 및 치료법 승인 빨리 받을 수 있어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영국과 스웨덴의 합작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몇달 전부터 중국 내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한 뒤 홍콩 또는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투자업계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면서 “홍콩 대신 상하이에 법인을 상장하는 방안도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영국과 스웨덴에 동시 상장돼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국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지만 사업에 대한 통제권은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중국 법인 분리는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사업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가 미국과 유럽 기업에 대한 검열과 수사 등을 실시하는 등 사업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법인을 분리한 뒤 중국 시장에 별도 상장하고, 중국 내 사업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취지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를 출시하며 올 1분기 중국에서만 16억달러(약 2조원)의 매출을 거뒀다.

한 제약회사 컨설턴트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중국 법인을 분리하면 그럴듯한 중국사업으로 만들어 중국 정부 지원은 물론 중국에서 개발된 치료법에 대한 승인을 더 빨리 받을 수 있어 이점이 상당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투자자들도 회사가 중국 관련 위험에 덜 노출돼 있다고 믿게 할 수 있어 자본 조달도 쉬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중국 사업을 위해 별도로 자금 조달 방식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7년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국 펀드와 연구 개발 조인트벤처인 디잘제약을 설립해 2021년 ‘디잘 파마슈티컬’이란 이름으로 상하이 증시에 상장했다.

세콰이어 캐피털도 분할…글로벌 기업 잇따르나

앞서 미국의 세콰이어 캐피털도 중국 법인을 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첨단기술을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회사 전반의 투자가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세콰이어 캐피털은 내년 3월까지 분할 후 미국·유럽 투자 법인은 세콰이어 캐피탈로, 중국 법인은 ‘홍산’(紅杉)이란 기존 중국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고, 인도·동남아시아 법인은 ‘픽 XV 파트너스’로 이름을 변경할 예정이다.

실리콘밸리에서 4대 벤처캐피털로 입지를 다진 세콰이어는 2005년 세콰이어캐피탈 차이나를 출범해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를 비롯해 중국 대표 기술의 초기 투자를 이끌어왔지만, 투자했던 IT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단속에 시련을 겪자 결국 법인 분리 카드를 내밀었다.

당분간 미·중 갈등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다른 글로벌기업들도 비슷한 사업재편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시아에 본사를 둔 은행의 고위임원은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 다국적 기업들이 비슷한 방안을 고려하는 것 같다”면서 “미래에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옵션인 만큼 고려해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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