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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최종라운드에서 7타 차 ‘뒤집기 쇼’를 펼치며 역전 우승에 성공한 임성재(21)는 우승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임성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인 2016년 프로의 길을 택했다. 한국과 일본 무대를 동시에 노려 2개 투어의 시드를 모두 받았다. 겁 없이 해외 무대부터 받을 내디뎠다. 첫해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으나 시드를 잃지 않으며 예사롭지 않은 미래를 예고했다. 2년 차에는 일본 투어를 마친 뒤 미국프로골프(PGA) 웹닷컴 투어에 도전했다. 이듬해 첫 대회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그는 최종전에서도 우승해 와이어투와이어 상금왕을 차지했고,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상을 휩쓸며 PGA 투어 입성에 성공했다. 그리고 2018~2019시즌 아시아 출신 선수 최초로 신인상을 받아 새로운 역사를 썼다.
오전 10시 40분. 1번홀 티잉 그라운드 주변으로 많은 갤러리가 몰려왔다. PGA 투어 신인상을 받은 임성재의 경기를 보러 온 팬이다. 팬들의 응원을 받은 임성재는 시작부터 샷을 매섭게 휘둘렀다. 티샷은 290야드를 날아가 페어웨이에 잘 떨어졌다. 버디를 하지는 못했으나 3번홀까지 파 행진을 하며 샷감각을 조율했다.
4번홀(파5)에서 이날 첫 번째 버디가 나온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기세가 오른 임성재는 전반에만 2개의 버디를 더 잡아내며 7타 앞서 있던 선두 문경준(37)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9번홀에 이어 10번홀에서 나온 버디가 임성재에게 우승의 확신을 들게 했다. 문경준은 9번홀까지 2타를 잃어 임성재에게 1타차로 추격당했다.
상승세를 탄 임성재는 공동 선두로 맞이한 18번홀(파5)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약 205야드를 남기고 6번 아이언으로 2온을 노렸다. 핀 앞에 떨어진 공이 그린 뒤쪽으로 굴러갔지만, 침착하게 버디로 마무리해 1타 차 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냈다.
문경준은 흔들렸다. 경기 초반부터 보기를 쏟아내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불안한 선두를 달리던 문경준은 13번홀(파3)에서 보기를 하며 임성재에게 선두를 내줬다. 마지막 18번홀에서 던진 승부수도 통하지 않았다. 두 번째 샷을 그린 앞 100야드 지점으로 보낸 뒤 세 번째 샷으로 홀에 바짝 붙여 버디를 하겠다는 전략을 세웠으나 오히려 이 홀에서 보기를 해 권성열(33)에게 공동 2위 자리마저 허용했다.
우승은 임성재에게 더 큰 자신감을 줬다. 임성재는 지난해 웹닷컴 투어에서 2승을 올렸으나 정규(1부) 투어에선 우승이 없었다. 그는 9월 PGA 투어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에서 1타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연장에 갔다가 우승을 놓친 뼈아픈 경험이 있었다”며 “오늘 같은 긴장감 속에서 우승해 PGA 투어에서 같은 상황이 온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문경준은 우승을 놓쳤으나 권성열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라 2019시즌 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를 확정했다. 보너스 상금 1억원과 제네시스 자동차를 부상으로 받고, 내년 유러피언투어 출전권도 획득했다. 또 내년 2월 미국 LA 인근에서 열리는 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출전권도 따냈다. 우승자 임성재가 이 대회 출전권이 있어 차순위에게 돌아갔고, 권성열보다 세계랭킹이 높은 문경준이 출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세 아들의 아빠인 문경준은 “아내가 아들 셋을 키워야 하기에 유럽투어 진출을 가족들과 상의 후 결정하겠다”고 유럽 진출에 신중했다.
KPGA 코리안투어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2019시즌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문경준이 대상 1위를 확정했고, 상금왕은 이수민(4억6994만8101원), 신인상은 8월 부산경남오픈에서 우승한 이재경(20)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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