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중반 초교 동창생 모여 시작한 봉사 "이젠 다시 와달란 요청도 받아요"

의정부초 졸업 동기들, 이름없는 봉사 1년 진행
시작땐 봉사처에서도 꺼렸지만 꾸준히 봉사활동
헌혈·쓰레기수거·배식·제빵·수해복구 등 다양해
"시간나면 하던 봉사를 이제는 시간내서 합니다"
  • 등록 2022-12-07 오후 3:29:27

    수정 2022-12-07 오후 3:29:27

[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친구들과 봉사활동을 주제로 의기투합하긴 했는데 막상 반겨주는 곳이 없어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시한번 와달라는 부탁도 받아요.”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에 소재한 의정부초등학교를 졸업한 20대 중반의 동기생들 10여명은 학교 졸업 이후부터 지금까지 줄곳 모임을 가져오던 중 지난해 말께 한 친구가 “모여서 매번 놀지만 말고 봉사활동 처럼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는것은 어떻겠냐?”는 제안으로 봉사라는 것에 발을 들였다.

친구들의 적극적인 동의 속에 봉사를 시작하기로 결심은 했지만 막상 어디서, 어떻게 봉사활동을 해야할 지에 대해선 아는 사람이 없었다.

봉사를 하기로 의견은 모았지만 봉사에 대한 경험이 없던터라 ‘봉사단’의 실체도 없는 상황에서 여기저기 사회복지 관련 단체·기관의 문을 두드렸지만 어떤 곳에서도 이들의 선의를 쉽게 받아주지 않았다.

의정부제일시장에서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펼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김범수씨 제공)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헌혈’.

단체로 의정부시에 소재한 헌혈의 집을 찾아 헌혈을 하고 헌혈증을 기부한 뒤 의정부역 맞은편 번화가 행복로의 쓰레기를 줍는 것으로 이들의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활동이 시작됐다.

동창생 모임의 일원인 김범수(26) 씨는 “봉사를 하기로 뜻을 모은 뒤 여기저기 활동처를 찾았지만 반겨주는 곳이 없어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헌혈을 결정했다”며 “아무런 준비도 없이 너무 무턱대고 결정을 한게 아닌가 하는 막막한 심정도 있었지만 꾸준히 문을 두드리다 보면 언젠가는 뚫릴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전했다.

올해 1월 이렇게 시작한 20대 젊은이들의 봉사를 향한 패기는 달을 넘길수록 체계를 갖춰갔다.

3월에는 각자 쓰레기봉투를 한장씩 들고 사패산을 오르며 등산객들이 무심코 버린 쓰레기를 수거했고 4월에는 의정부제일시장상인회와 연결돼 환경정화활동을 펼쳤다.

의정부에서 시작한 이들의 열정은 지역을 넘어 파주, 안산, 서울시 등 타 지역으로까지 범위를 넓혔다.

파주시에 소재한 유기견보호센터 봉사활동과 서울시 모처에서 지역 노인들을 위한 무료급식소의 배식봉사까지 이어졌고 지난 8월에는 기록적인 폭우 이후 이재민들을 위한 수해복구에도 힘을 보탰다.

또 직접 빵을 만들어 소외계층에 전달하는 활동을 하는 사회복지단체와 함께 하기도 했다.

이예준 씨는 “사회초년생들이 금전적 기부를 하기에는 여의치 않은 사회초년생이나 대학생들이다 보니 몸으로 할 수 있는 봉사를 찾아 역할을 하고 있다”며 “처음엔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봉사처들도 많았지만 우리가 한번 다녀가면 다음에 다시 와달라는 요청도 받는다”고 말했다.

사패산 등산로 환경정화 활동을 마친 뒤 정상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김범수씨 제공)
그러나 이들의 1년간 봉사활동의 공인된 기록은 아직 찾을 수 없다.

무턱대고 시작한 봉사인 만큼 활동 시간에 대한 기록을 어디서 어떻게 인증받아야 하는지 조차 알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범수 씨는 “초등학교 동창생들이 선의를 갖고 모인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시작한 봉사활동이라 이것을 인증받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며 “처음에는 시간이 나면 봉사를 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봉사를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는 정도로까지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씨는 “아무런 준비 없이 시작한 봉사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큰 보람을 느낀다”며 “이제는 봉사활동 단체 이름도 만들고 활동 이후 시간 인증도 받아 어엿한 봉사단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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