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도 못 꺾은 '빚투'…8월 유동성 50.5조 증가, 역대 최대

한은, 8월중 통화 및 유동성 발표
빚투 통한 주식·주택 투자붐 안 꺼져
금통위원 "유동성 확장, 상당히 우려스럽다"
  • 등록 2021-10-13 오후 12:00:00

    수정 2021-10-13 오후 12:00: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음에도 유동성 파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빚투(빚을 내 투자), 영끌(영혼을 끌어모아 투자) 등을 통한 주식, 주택 매입에 시중에 풀린 돈이 한 달 새 50조5000억원 증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통화 및 유동성 현황(출처: 한국은행)
13일 한은이 발표한 ‘8월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8월 시중 통화량은 M2(광의통화) 기준으로 3494조4000억원(평균 잔액)으로 한 달 새 50조5000억원 증가했다. 2001년 12월 통계 편제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증가율로 따지면 1.5%로 전달 0.9%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4월(1.5%) 이후 최대 증가율이다. 전년동월비로 따지면 12.5% 증가해 2008년 12월(13.1%)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이다.

8월엔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고 실제로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됐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시중 유동성이 늘어난 것이다. 즉, 기준금리 인상이 빚투 심리를 꺾진 못했단 얘기다.

한 금통위원은 8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민간신용이 가계와 기업 자금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늘어나는 모습”이라며 8월 M2증가율이 더 확대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어 “가계대출이 은행 뿐 아니라 신협, 보험,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비은행 업권 전반에 걸쳐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기업대출이 크게 늘고 회사채, 주식 등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도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8월 M2증가를 경제주체별로 보면 기타금융기관의 시중 자금은 한 달 새 18조2000억원 증가했다. 일부 대형 공모주에 대한 청약 자금 유입이 지속된 영향에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기업의 유동성은 16조9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정책 지원이 계속된 데다 상장을 통한 직접 자금 조달 규모가 늘어난 영향이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유동성은 11조3000억원 급증했다. 주택 매매, 전세 거래 등을 위해 대출 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금융상품별로 보면 2년 미만 금전신탁이 한 달 새 9조2000억원 증가했고 요구불 예금은 지방정부 교부금 유입 등에 8조4000억원 늘어났다. 수시입출식 예금은 8조1000억원 증가했다.

현금, 요구불 예금, 저축성예금만을 합한 M1(협의통화)은 한 달 새 17조7000억원, 1.4% 증가했다. 전년동월비로는 20.0% 늘어났다.

금통위에선 M1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음에도 M2 증가율이 확대된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M1 증가율은 2월 26.0%에서 6개월째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반면 M2증가율은 6월 10.9%, 7월 11.4%, 8월 12.5%로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다.

금통위원은 “M1 증가율이 둔화됨에도 M2 증가율이 높아지고 있어 경제주체들의 수익추구 현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며 “최근의 유동성 확장세가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한은은 12일 금통위 정기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11월 추가 인상 및 내년초 인상 가능성을 예고했다. 수 차례 금리 인상이 빚투 심리 등을 억제해 유동성을 감소시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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