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희 "돼지런하게 먹고 +2kg"[이연호의 신조어 나들이]

'돼지런하다', '돼지'+'부지런하다' 합쳐진 말
'(평소엔 게으르나) 먹을 때만 부지런하다'는 의미
맛집 탐방에 열정적인 사람 뜻하기도...먹는 것에 자부심 '먹부심'도 자주 쓰여
  • 등록 2023-03-08 오후 3:34:49

    수정 2023-03-08 오후 3:34:49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편집자 주] 언어의 특성 중 역사성이라는 것이 있다. 언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성, 소멸, 변화의 과정을 겪는 것을 가리켜 바로 ‘언어의 역사성’이라고 한다. 언어의 역사성에 기반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신조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매일같이 넘쳐나는 신조어의 세상 속에서 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같은 신조어들이 다양한 정보기술(IT) 매체를 통한 소통에 상대적으로 더욱 자유롭고 친숙한 10~20대들에 의해 주로 만들어지다 보니, 그들과 그 윗세대들 간 언어 단절 현상이 초래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젊은층들은 새로운 언어를 매우 빠른 속도로 만들어 그들만의 전유물로 삼으며 세대 간 의사소통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기성세대들도 상대적으로 더 어린 세대들의 언어를 접하고 익힘으로써 서로 간의 언어 장벽을 없애 결국엔 원활한 의사소통을 꾀하자는 취지에서 연재물 ‘이연호의 신조어 나들이’를 게재한다.
사진=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 방송 화면 캡처.
◎다음 < > 속 짧은 상황에서 ○안에 들어갈 가장 적절한 음절은 무엇일까?

<평소와 다름없이 저녁 준비로 바쁜 신아. 오늘의 저녁 메뉴는 딸 유진이 좋아하는 갈비찜이다. 느긋하고 게으른 성격의 유진은 집에 오면 제 방 안에서만 뒹굴며 도통 거실엔 나오지 않는 아이다. 그런 유진이 갑자기 ‘단짠(음식 따위가 달면서 짠맛이 날 때 쓰는 말)’ 음식의 대명사 갈비찜 냄새에 이끌려 부엌으로 나온다. 이때 신아가 딸 유진에게 이렇게 말한다. “어휴 넌 참 돼지○하구나”>

1)고 2)런 3)쿨 4)컴

정답은 2번 ‘런’이다.

‘돼지런하다’라는 신조어는 언뜻 들으면 ‘돼지+런(run)’이 합쳐진 말로 착각할 수 있다. 즉 ‘달리다’는 의미의 영단어 ‘런’과 돼지가 만나 돼지의 달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말쯤으로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돼지런하다’는 ‘돼지’와 ‘부지런하다’가 만나서 이뤄진 말이다. 즉 ‘먹을 것에 매우 부지런하다’ 또는 ‘먹을 때만 부지런하다’는 뜻을 가진 단어다. 주로 많이 먹거나 먹을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로 먹방(먹는 방송) 예능 프로그램 등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대개 ‘많이 먹고 잘 먹는 사람’을 돼지에 비유한 데서 비롯된 말이다.

평소에는 한없이 굼뜨고 게으른 태도를 보이다가 맛있는 음식이 앞에 놓였을 때 적극적으로 돌변해 열심히 먹는 사람들에게 쓸 수 있는 표현이다. 또 용례를 확장해 맛집 탐방에 열정적인 사람들에게도 두루 쓸 수 있는 표현이다.

배우 정태우 씨의 아내이자 인플루언서(influencer)인 장인희 씨는 과거 추석 연휴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돼지런하게 먹고 +2kg 연휴 끝 즐추”란 글을 게재하며 팔로워들의 많은 공감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돼지런하다’와 비슷한 맥락의 표현으로는 ‘먹부심’이라는 표현도 있다. 이는 동사 ‘먹다’와 한자어 명사 ‘자부심’이 합쳐진 말로, ‘먹는 것에 대하여 자부심이 있음을 이르는 말’이라는 의미다. 이 단어는 국립국어원 개방형 국어사전인 ‘우리말샘’에도 등장할 정도로 자주 쓰이는 말로, 지난 2014년 국립국어원이 선정한 신어(신조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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