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3조원 규모의 미국의 1, 4위 출판사 간 기업결합(M&A)이 결국 무산됐다. 미국 내 ‘공룡 출판사’를 만들겠다는 야심이었지만, 독과점 문제로 작가들에게 불리한 계약을 강요할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국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다.
| 미국 1위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의 책 (사진=AFP) |
|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펭귄랜덤하우스 모회사인 독일 미디어그룹 베르텔스만은 이날 성명을 통해 “펭귄랜덤하우스는 사이먼앤드슈스터 M&A없이 글로벌 출판사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사이먼앤드슈스터의 모회사인 파라마운트글로벌도 딜이 무산됐다고 알렸다.
두 회사는 지난 2020년 11월 21억8000만달러(약 3조원)에 달하는 기업결합 계약을 맺었다. M&A 시너지를 통해 출판 및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에게 이익을 돌려주겠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대형 출판사 출현으로 작가에게 불리한 계약조건 등을 강요할 수 있다며 연방 법원에 소를 제기했고, 법원도 지난달 법무부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사실상 딜이 무산됐다. 애초 베르텔스만은 소를 제기할 방침이었지만, 소송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결국 딜을 접기로 한 것이다.
딜이 무산됨에 따라 펭귄랜덤하우스는 파라마운트글로벌에 딜 무산 페널티로 2억달러(약 2700억원)를 지불할 예정이다.
사업 포트폴리오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파라마운트글로벌은 사이먼앤드슈스터 매각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파라마운트글로벌은 성명에서 “사이먼앤드슈스터는 매우 가치 있는 기업이지만 영상 사업이 아니어서 파라마운트의 포트폴리오와 전략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