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앞에서 방향 튼 한전채…숨통은 트였지만 갈길 멀다

5.99%까지 치솟았던 2년물 발행금리 5.7%로 꺾여
유동성 지원책 가동에 더해 美 CPI 호재로 일단 진정
CP금리는 연일 상승…신용스프레드도 확대
"정책 효과 나기까지 시간 필요"
  • 등록 2022-11-16 오후 2:55:56

    수정 2022-11-16 오후 2:55:56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정부가 잇달아 유동성 지원책을 내놨지만 채권시장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치솟던 금리는 다소 진정돼 채권금리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고채 대비로는 떨어지는 폭이 미미해 스프레드는 확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 시장에는 여전히 냉기가 돌고 있다. 정부의 지원책이 효과를 내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채권시장 블랙홀’ 한전채발행금리 한풀 꺾여

16일 본드웹에 따르면 전일 실시된 한국전력 회사채(한전채) 발행 입찰에서 2년물과 3년물이 각각 5.7%, 5.8%에 낙찰됐다. 각각 4200억원, 700억원어치씩 발행됐다. 당초 2년물은 2500억원어치 발행 예정이었지만 7200억원 가량이 응찰하면서 발행액을 늘렸고 3년물도 1800억원 어치 응찰이 들어왔지만 700억원어치만 발행했다.

이달 들어 2년물 기준 5.9% 이상에서 발행했던 것에 비하면 낮아진 것이다. 지난 8일 발행한 한전채 2년물 금리는 5.99%였고 10일에도 2년물과 3년물 모두 5.95%에 발행됐다. 한전채 발행금리가 6% 코앞까지 갔다가 방향을 튼 것이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직전 발행된 한전채 금리과 비교하면 일단 급한 불은 꺼진 듯 하다”며 “금융당국이 한전채 발행을 자제하고 은행 대출로 전환할 것을 지시한 데다 한국은행의 긴축 속도조절 기대감이 금리안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7.7%로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미국이 당장 12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75bp 인상)이 아닌 빅스텝(50bp 인상)에 머물 것이란 전망에 채권시장은 랠리를 보였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4.3%대 수준이었지만 최근 3.74%대까지 떨어졌고 만기가 같은 AAA급 은행채 금리도 5.1%대에서 4.89% 수준으로 내려왔다. 한전채 유통금리 역시 3년물이 5.41%로 이달 들어 26bp 하락했다.

신용스프레드 확대 일로

하지만 회사채 시장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신용 스프레드는 여전히 확대일로다. 회사채 금리도 떨어지긴 했지만 국고채 금리 하락폭에 비하면 미미했기 때문이다. 3년 만기 국고채와 AA-급 회사채간 금리차이는 15일 기준 161.4bp(1bp=0.01%포인트), BBB-급 회사채간 금리차이 역시 745.9bp로 모두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단기자금시장도 마찬가지다. 91일 만기 CP 금리는 5.22%까지 치솟았다. 지난 9일 13년10개월 만에 처음으로 5%를 돌파한 후에도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는 상황이다. 자금경색이 가장 심했던 프로잭트 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시장도 숨통이 좀 트이긴 했지만 여전히 금리는 높다. 경남 김해시 복합물류센터 개발사업 PF ABCP인 아디아의전제일차가 전일 9%에 차환발행되는 등 A1 등급 발행금리는 여전히 6~9%대를 기록 중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CP 시장은 경직돼 있어서 국고채 금리가 빠진다고 바로 반영되는 시장은 아니다”라며 “특히 CP를 주로 담는 곳이 신탁계정과 머니마켓펀드(MMF)인데 자금이 빠지면서 CP를 팔아 환매해줘야 하는 상황이라 당분간 CP금리는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 필요한 채권시장

정부가 지난달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방안을 내놓은 데 이어 금융지주, 대형 증권사 등도 재원을 마련해 채권시장 안정에 나섰지만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부 대책이 나온 지 이제 3주가 지났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채권시장이 바로 안정세에 들어가기를 바라는 것은 성급하다”며 “그간 부동산 및 PF금융을 둘러싼 불균형이 누적되어온 기간이나 규모를 감안해볼 때 이 또한 단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PF에 대한 노출을 확대해온 금융사들이 정책지원을 통해 유동성 대응을 하면서 시간을 두고 손실처리나 자본확충을 통해서 해결해 나가야 할 성격이라는 것이다.

여전히 회사채 시장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는 한전채의 경우에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채 발행과 관련해서는 정책변동이나 보조금 지급 등 추가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며 “해결책이 조속히 추진되지 않을 경우 한전채 발행은 계속될 수밖에 없고 현재 수요가 정체된 크레딧 시장에 공급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사실은 인형?
  • 사람? 다가가니
  • "폐 끼쳐 죄송"
  • '아따, 고놈들 힘 좋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