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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억 이태원 주택’ 산 중국인…국내 은행서 56억 빌렸다

민주당 소병훈 의원, 외국인 자금조달계획서 분석
근린생활시설 포함한 상가주택, 대출규제 안받아
  • 등록 2021-01-21 오전 11:03:07

    수정 2021-01-21 오전 11:03:07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지난해 중국인 A씨는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에 있는 4층짜리 주택건물을 78억원 주고 사들였다. 매입가격의 76%인 59억원은 국내의 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

역시 작년에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 있는 주택 지분 80%를 총 12억 8800만원에 사들인 미국인 B씨도 5억원을 주택담보대출로 조달했다. B씨는 이 주택 외에도 동자동 단독주택과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상가주택 등 주택 3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로, 용산구 동자동 주택 지분을 매입하면서 고성군 상가주택을 담보로 국내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세부내역을 분석한 결과, 서울·경기 지역 외국인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제출건수는 2019년 1128건에서 2020년 10월 기준 1793건으로 59% 증가했다.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취득이 그만큼 늘었단 의미다. 1793명 가운데 약 39%인 691명은 주택을 임대하기 위해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인 A씨와 미국인 B씨가 주택 구입비용을 국내 금융기관에서 대출로 조달할 수 있었던 건 이들이 매입한 주택이 근린생활시설을 포함한 상가주택으로 정부의 대출 규제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2017년 정부가 서울 전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2018년 투기과열지구 내 9억원 넘는 고가주택 구입 시 실거주 목적인 경우를 제외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면서 일반적인 주택의 경우 국내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구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상가나 상가주택은 감정가격의 60%에서 최대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일부 외국인들이 이 점을 이용해 고가주택을 사들이고, 임대업으로 돈을 벌고 있는 셈이다.

소병훈 의원은 “최근 국내에서 임대사업을 위해 부동산을 매입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에 따라 담보인정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규제를 받지 않는 상가 또는 상가주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은행법’과 ‘은행업 감독규정’을 개정해 상가 및 상가주택에 대한 담보인정비율와 총부채상환비율을 도입하는 등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외국의 유사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호주에선 2012년 이후 이민인구와 중국인의 부동산 투자가 급증하면서 주택가격이 상승하자 국내소득이 없는 외국인의 대출을 금지하고, 금융건전성 제고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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