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통큰 투자'…현대百, '아마존 1등 매트리스' 지누스 인수(종합)

지난해 "리빙사업 5조대 키우겠다" 선언에 따라
글로벌 매트리스 기업 인수하며 목표 향해 '잰걸음'
기존 리바트·L&C와 시너지 통해 지누스 '재도약' 전략
글로벌·온라인 경쟁력 활용…그룹에 새 기회 모색도
  • 등록 2022-03-22 오후 2:31:16

    수정 2022-03-22 오후 6:45:57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일명 ‘아마존 매트리스’라 불리는 글로벌 온라인 가구·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를 7747억원에 인수하며 리빙사업 부문 강화에 팔을 걷었다.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2030년 매출 40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리빙사업 부문을 현재의 두 배인 5조원대로 키우겠다는 목표 달성은 물론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거침없는 행보에 나선 것이다.

22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누스 창업주 이윤재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30%를 경영권 포함해 7747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현대백화점그룹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현대백화점은 이와 별도로 이날 지누스와 인도네시아 제 3공장 설립 및 재무구조 강화를 위해 1200억원 규모의 신주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곧장 지누스 경쟁력 강화에 돌입한 모습이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현대百 주목한 지누스…‘제 2도약’ 나선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이번에 인수를 결정한 지누스는 미국을 핵심 시장으로 확보하고 있는 명실상부 글로벌 매트리스 강자로 꼽힌다. 지누스는 침대 매트리스를 압축 포장한 후 상자에 담아 배송해주는 기술을 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면서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 점유율 30%대를 이어오고 있으며, 아마존 내 매트리스 판매 부문에서도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1238억원으로 이 가운데 글로벌 비중은 97%, 또 이 중 90%가량은 미국에서 나온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 같은 지누스 인수를 통해 정 회장이 공언한 리빙사업 부문 확대 전략에 한걸음 다가서게 됐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12년 현대리바트의 가구·인테리어 사업을 인수하고 2019년 현대L&C의 건자재 사업을 계열사로 편입한 바 있다. 지난해 현대리바트와 현대L&C의 연결기준 매출이 각각 1조4066억원, 1조1100억원이며, 이에 지누스를 더하면 리빙사업 부문 매출은 3조6000억원에 이르게 되는 셈이다.

이에 현대백화점그룹은 자금력과 유통·리빙사업 부문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지누스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이윤재 회장 역시 지누스의 지속 성장 가능성과 사업 시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현대백화점그룹에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은 리바트·L&C 등 리빙사업 부문 계열사들과의 사업 협력을 통해 지누스의 취급 품목을 매트리스 외에 거실, 홈오피스, 아웃도어 등 일반가구까지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현대백화점과의 시너지를 고려해 현재 중저가 위주의 지누스 사업 모델을 중고가 시장으로도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 제품 기반의 수면시장 진출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슬립테크(수면 기술) 전문 기업에 대한 추가 인수나 협업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은 현대백화점그룹에 경영권을 매각한 뒤에도 지분 일부를 계속 보유하면서 이사회 의장으로서 회사 경영에 참여할 예정이다. 또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누스 전 직원의 고용을 100% 보장할 방침이며, 기존 임원들도 경영에 참여해 지누스의 제 2도약을 함께 이끌게 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신사옥 전경.(사진=현대백화점)
중장기 글로벌 공략 속도전…이커머스도 강화

특히 지누스 인수 배경에는 현대백화점그룹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방점이 찍혔다. 지누스는 미국은 물론 캐나다와 호주, 일본, 그리고 영국·독일·스페인 등 유럽에도 진출해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여기에 현대백화점그룹의 적극적인 투자를 더해 글로벌 리드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미국 등 북미 중심에서 벗어나 유럽 및 남미, 일본 등 시장 공략에 더욱 공을 들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아마존에서 확인된 지누스의 온라인 경쟁력 또한 인수 배경으로 꼽힌다. 그간 현대백화점그룹은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온라인 플랫폼 통합이나 M&A가 아닌 유통·패션·리빙·식품 등 각 사업 계열사별 전문성과 차별성을 바탕으로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전문몰 전략’을 추진해 오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에 새로 둥지를 튼 지누스를 전면에 앞세워 이 같은 전략몰 전략을 더욱 강화하는 전략인 셈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오프라인과 국내 유통 중심의 백화점 사업 영역을 ‘온라인’과 ‘글로벌’ 분야로 확장하고, 산업 성숙기 국면인 백화점 사업을 보완할 수 있는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온라인 비즈니스 혁신기업인 지누스 인수를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룹 내 리빙사업 부문과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면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아 그룹의 사업 방향성에도 부합된다고 판단했다”며 “지누스가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온라인 유통망을 활용할 경우 향후 그룹 차원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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