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26일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갖고 단호히 밝혔다. 정부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광우병에 걸린 젖소가 발견된 것을 안 것은 어제(25일) 새벽. 안전성에 대한 결론은 하루 만에 이뤄졌다. 농림부는 어떤 근거로 이런 판단을 내렸을까.
◇ 미국 말만 믿고 안전하다는 농림부 장관 서 장관은 어제 새벽 5시반쯤 통상정책관으로부터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후 11시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후 다시 오후 4시 수입시 검역을 강화하겠다는 완화된 내용을 발표한다.
그 사이 농림부가 한 것은 미국 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미국의 상황을 보고받은 것이었다.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정부의 근거는 간단하다.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는 육우를 도축한 것으로 30개월 미만의 소다. 그런데 이번에 광우병에 걸린 소는 30개월 이상의 젖소로 비정형 광우병이다.
문제는 미국도 이번 광우병이 비정형이다, 정형이다 완벽하게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니라 정부가 너무 섣부르게 판단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농림부 관계자는 "일단 미국 농무성에선 비정형이라고 했는데 그들도 국제수역사무국(OIE)에 광우병 실험을 의뢰해놨기 때문에 그 결과를 보고 우리도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그 결과가 뒤집어질 가능성은 적다고도 했다.
그러나 서 장관의 안전하다는 공식 발언에도 국민은 계속 불안해하고 있다. 충북 청주시에 사는 임정미 씨(31세)는 "마트에서도 안 팔겠다고 하는데 정부에서 안전하다고 사 먹으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우리나라 정부가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국민이 불안해하는 이유에 대해 "2008년 촛불집회로 한시적으로 그런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묻지도 않은 말을 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가 수입이나 검역 중단 대신 검역을 강화키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어떤 정치적인 고려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