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림막도 없이 변기·침대 같이 둔 정신병원…인권위 "인간 존엄성 침해"

인권위, 복지부장관에게 정신의료기관 보호실 시설 기준 마련 권고
  • 등록 2020-06-02 오후 12:00:00

    수정 2020-06-02 오후 12:00:00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정신의료기관 보호실에 가림막 없이 변기와 침대를 함께 설치한 것은 인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사진=인권위)
인권위는 정신의료기관 보호실에 차폐시설(가림막) 없이 변기와 침대를 함께 설치한 것은 인간의 기본적 품위를 훼손,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2일 밝혔다. 이와 함께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차폐시설이 있는 화장실 설치 등 구조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관련 법 혹은 훈령에 포함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진정인이 폐결핵 치료 중 정신질환 병증 치료를 위해 입원한 병원의 보호실에는 침대와 변기가 같은 공간에 차폐시설과 환기시설 없이 설치돼 있었다. 더욱이 감금시설이 보호실 밖에만 설치돼 있어 관계인들이 아무 때나 출입할 수 있었고, 폐쇄회로(CC)TV와 출입문 등을 통해 언제든 보호실 안을 볼 수 있는 구조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환경에 대해 인권위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환자의 안전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보호실도 일반병실 환경과 유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침대와 좌변기가 같은 공간에 설치돼 있고, 차폐·환기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로 취침 및 식사를 하게 돼 있는 구조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품위를 훼손하는 처사라고 봤다. 건강권을 침해할 정도가 아니더라도 헌법에서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한 것이라는 판단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해당 병원뿐만 아니라 다른 병원의 보호실 환경도 재정형편에 따라 이동식 변기를 사용하거나 차폐시설 없이 보호실 안에 변기를 설치하고 있다”며 “이는 현재 정신의료기관 폐쇄병동의 보호실 시설 규모 및 설비에 대한 공통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고 특정 병원에 대해 개선 권고를 하기 보다는 복지부에 기준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권위는 코로나19 이후 집단감염에 취약한 정신의료기관 시설 환경에 대한 방문조사를 실시하고 다인실 구조의 폐쇄형 시설환경 등에 따른 정신장애인의 건강권 차별 개선을 위한 조사로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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