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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졌던 A씨와 B씨는 2018년 8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락이 닿아 다시 만나기 시작했다. 그 사이 A씨는 부인과 협의이혼을 끝마친 상태였다. 결국 두 사람은 A씨 집에서 다시 동거를 시작했다. A씨는 B씨에게 명품가방 등 선물을 여러 차례 건넸고 B씨는 A씨 이름을 몸에 문신으로 새기는 등 다시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갔다. 하지만 B씨가 A씨 집을 떠나며 두 번째 동거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A씨는 이별 후 B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B씨가 두 차례 동거 기간동안 모두 이혼한 상태라고 거짓말을 해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는 주장이었다. A씨는 정신적 충격에 대한 손해배상에 더해 자신이 사준 선물 등을 합쳐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B씨에게 요구했다,
하지만 B씨의 주장은 전혀 달랐다. 첫 동거 이전에 이미 기혼자라는 사실을 밝혔음에도 A씨가 ‘내가 책임질 테니 함께 살자’고 요구해 이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첫 동거가 끝난 것도 A씨가 뒤늦게 기혼자라고 고백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B씨는 자신의 남편이 상간남 손배소송을 취하한 것은 A씨 아내가 자신을 상대로 맞소송을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B씨 남편이 가정을 지키겠다는 생각으로 소를 취하한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두 번째 만남 당시에도 결혼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물론, 자녀를 낳았다는 사실도 전했다고 강조했다. A씨가 이혼 여부와 무관하게 만남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 동거를 하게 된 배경도 부정행위가 남편에게 발각돼 두려움에 떨던 자신에게 A씨가 “함께 살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별의 배경은 A씨 주장과 달리 그의 지속적인 폭행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B씨는 “멍든 얼굴을 본 직장 동료의 도움으로 A씨 집을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A씨가 청구한 5000만원 역시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A씨가 선물이라고 사준 명품가방 역시 모두 가품이었을 뿐 아니라 사실상 자신이 번 돈으로 A씨가 생색을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법원은 결국 B씨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B씨가 혼인 사실을 숨겼다고 볼 수 없고, 두 사람의 동거를 법적으로 보호받는 사실혼 관계로 볼 수도 없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