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총재 "물가 잡기, 막판 노력이 중요…승리 조기선언 말라"

방한 기자간담회…섣부른 통화정책 경계
"금리 인상 조기 중단 적절…중앙은행 역할 아직 남아"
중국 성장률 0.4%p 상승에 "수출지향국 韓에 긍정적"
"연금개혁 지지…여성·외국인 경제활동참가율 높여야"
  • 등록 2023-12-15 오후 4:57:52

    수정 2023-12-15 오후 5:00:17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물가 관리와 관련해 “일부 국가가 너무 조기에 승리를 선언하는 경우 있는데, 그러면 물가가 경직화되면서 더 어려운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섣부른 통화 완화 정책을 펼치기 보다는 각국의 여건에 맞는 시점에 금리조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국 언론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IMF 국제컨퍼런스’ 참석차 방한한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4일 오후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출입기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과거를 돌아보면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가장 마지막 노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내 나라에는 ‘뛰기 전에는 올라간다고 말하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며 “내가 뛰고 나서야 올라간다고 말해야 한다는 의미로, 순서가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물가 시대 초기를 생각해보면 물가가 급등했을 때 전 세계 모든 중앙은행들이 동조화해서 금리를 인상했다”며 “이제는 물가가 하락하고 있는 시점이고 그 속도가 시점이 국가마다 다르게 진행되고 있기에 중앙은행들은 각 국가 상황에 맞게 기조를 조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하는 데 대해서는 “금리 인상의 기조를 조기에 중단했고, 시의 적절하게 행동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또 “각 국에서 물가를 잡는 막판 목표 속도에 도달하는 시점이 빨라진다면 전 세계적 금융 여건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고 한국도 이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IMF는 지난달 ‘2023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유지했다. 내년 물가상승률은 0.1%포인트 상향한 2.4%로 제시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높은 성장세를 가진 ‘이머징 마켓’과 가지고 있는 낮은 성장률을 보이는 선진국 사이에서 한국은 적절한 지위를 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인플레이션은 한국 정부의 목표 수준인 2%대를 향해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경제에 대해서는 3% 수준의 성장률을 제시하고 물가 상승률은 6% 이하로 내려간다는 비교적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다만 회복 속도는 더디고 또 불균등하게 진행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양극화 추세가 깊어지고 있다”며 “근원물가 경우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중앙은행들이 해야하는 역할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최근 IMF가 중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0.4%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은 우리나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거라고 봤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IMF는 중국에서 1%의 성장이 이뤄질 때 아시아에서 0.3% 성장 효과가 나타난다고 판단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3분기의 중국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았고, 경제 촉진 정책이 국내총생산(GDP)의 0.8%에 준하는 수준이라 성장률을 올릴 부분이 있다고 봤다”며 “중국이 더 높은 성장을 일으키면 한국 등 수출지향 국가에는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중국 경제가 잘 되고 있지만, 성장이 둔화된다면 이게 아시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부동산 등 중국에서 누적돼 온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한국에서 미래를 위한 연금개혁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발전하면서 장수사회에 돌입하는 국가라고 한다면 연금개혁 필요성은 항상 중요하다”며 “한국 정부가 연금개혁에 대해서 생각하고 검토하는 것을 굉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격차 해소와 지속가능한 미래 구축’을 주제로 김은미 총장과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생산성 보강을 위해서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고 외국 인력 도입을 늘려야 한다는 진단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고 더 오래 일할 수 있게 하는건 성숙한 경제에서 중요한 사안”이라며 “2011년 이후 한국 상황을 보면 노동 시장에서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49%에서 55.5%로 6%포인트 증가한 건 매우 긍정적이지만, 여성과 남성의 경제활동 격차가 18% 정도 나고 있는 것은 부정적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여성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여러 부분의 투자, 아동과 관련해 여러가지 보호시설, 육아휴직 등에 대해 노력해야 한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사례를 살펴보고 한국이 평균에 근접할 수 있는 여러 정책을 도입한다면 노동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에는 나라 밖에서 사람을 어떻게 데려올 수 있을에 대해 생각할 부분이 있다”면서 “문화적 저항이 있을 수 있겠지만, 외국의 역동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젊은 인력을 활용할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담회에 배석한 헤럴드 핑거 IMF 한국 미션단장은 감소하는 인구와 산업 발전 수준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둔화할 수밖에 없는 두 가지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성장률 저감을 상쇄하는 건 구조개혁”이라며 “외국인 노동자 도입, 서비스업과 제조업 간 기반 평등화 등의 생산성 강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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