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동시 논란.. "초등생과 부모 모두 작품 싣고 싶다고 해"

  • 등록 2015-05-06 오후 4:01:35

    수정 2015-05-06 오후 4:01:35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한 초등학생이 쓴 동시 ‘학원가기 싫은 날’에 대해 잔혹성 논란이 일었다.

지난달 30일 출판사 가문비가 출간한 초등학생 A양(10)의 동시집 ‘솔로강아지’에 ‘학원가기 싫은 날’이라는 작품이 실렸다.

이 시에는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 이렇게 // 엄마를 씹어 먹어 / 삶아 먹고 구워 먹어 / 눈깔을 파먹어 / 이빨을 다 뽑아 버려”라는 구절을 비롯해 온라인상에서 ‘잔혹 동시’로 알려질만큼 선정적인 표현이 담겼다.

더군다나 해당 시가 실린 책의 페이지에는 피가 낭자한 상태로 누운 누군가와 함께 입 주변이 피로 물든 채 앉아 있는 여성의 삽화까지 포함됐다.

이러한 시의 내용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잔인한 표현을 쓴 아이와 이를 두고 본 학부모·출판사, 그리고 삽화를 그린 작가를 대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가열되자 가문비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올리고 시중에 나간 도서를 모두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발행인 김숙분은 사과문에서 “‘솔로강아지’의 일부 내용이 표현 자유의 허용 수위를 넘어섰고 어린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의 항의와 질타를 많은 분들로부터 받았다”며 “이를 겸허히 수용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도서 전량을 회수하고 갖고 있던 도서도 전량 폐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출판사는 대회 입상 경력이 있는 A양의 작품 전반에 시적 예술성과 작품성이 있다고 보고 동시집 작가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출판사 측은 “출판 준비 과정에서도 해당 작품이 부적절하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A양과 부모님 모두 작품을 꼭 싣고 싶다고 주장해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 끝에 출판이 진행됐다”며, “여러 작품 가운데 하나기 때문에 전체 내용 흐름상 허용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는데 결과적으로 실수가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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