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근무제 발표만 4번…카카오 노조 "리더십 문제"

"원칙 없는 근무제 변경 반대하는 것"
잦은 의사결정 변경 직원들에 부담
리더십 바뀔 때마다 근무제 등 제도 영향
"계속되는 임원 교체 문제, 검증 프로세스 부족 탓"
타운홀 미팅도 감소, 소통 약화 우려
  • 등록 2023-01-17 오후 2:30:41

    수정 2023-01-17 오후 7:28:01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카카오(035720)가 오는 3월 전면 재택근무를 폐지하고 사무실 출근을 기본으로 하는 ‘카카오 온’ 근무제를 시행키로 하면서 잡음이 나오는 가운데, 카카오 노동조합은 17일 “단순히 재택근무 축소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원칙 없는 근무제 변경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노조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021년부터 최근까지 4번의 근무제를 발표했다. 2021년 유연근무제 2.0를 시작으로 작년에는 메타버스 근무제(5월), 파일럿 근무제(6월), 카카오온 근무제(12월) 등 3번의 발표가 있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이날 카카오 판교 사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6개월 전만 해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격근무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 입장이었는데 지금은 ‘오피스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로 입장이 바뀐 것”이라며 “이런 잦은 의사결정 변경이 구성원들에게 무리하게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도 1월부터 적용되는 부분이 있었음에도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 근무제가 발표됐기 때문에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소통 부재도 지적했다.

노조는 이런 ‘불안한 환경’이 결국 리더십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는 지난 1년간 리더십 변경이 많았고, 이 시기마다 근무제 등 여타 제도들이 계속 영향을 받으며 큰 방향성이 바뀌어 왔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는 지난 2021년 11월 여민수, 류영준 공동 대표를 선임했지만 ‘주식 먹튀’ 논란으로 불명예 퇴진했고, 작년 3월 대표 자리에 오른 남궁훈 대표는 ‘카카오 먹통’ 사태의 책임을 지고 7개월 만에 물러났다. 사실상 폐기된 메타버스 근무제는 남궁 대표가 내놓은 근무제였다.

서 지회장은 “계속적인 임원 교체 문제는 임원 선임과 역량 평가 프로세스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본다”면서 “비등기이사의 범위도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고, 고용 형태가 일반 직원과 차이가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경영진과 같은 권한을 사용나 책임에서 벗어나 있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리더십 부재가 근무제 변경뿐 아니라 분사와 인수합병 반복, 1년에 8번의 발령이 날 정도의 과도한 조직 개편 문제도 낳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 커머스가 단적인 예다. 그는 “커머스가 분사되고 다시 합병될 때까지 3년이 채 걸리지 않았고, 합병된 다음 사내독립법인(CIC)로 운영되다가 해체되고 다시 만들어지기까지 9개월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업 영역에 대해선 저희가 말씀드릴 부분이 아니겠지만, 조직 구조에 대한 장기적 전망이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내부 구성원 간 소통이 약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서 지회장은 “정례적으로 운영되던 타운홀 미팅(오픈톡) 횟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온라인 미팅도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크루들(직원들)의 문의에도 (회사가) 답변을 하지 않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4년 전부터 김범수 창업자와도 수차례 대화를 제안했지만 아직 얘기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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