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반발에 백기 든 파월 “자본 규제 중대한 변화 있을 것”

바젤III 최종안 승인 앞두고 대폭 수정 시사
"중소상공인 피해 클 것" 월가 여론전 승리
금리 인하 시기…'올해 중반'→'어느 시점'
모건스탠리 "예전보다 비둘기적 발언 판단"
  • 등록 2024-03-07 오후 2:35:28

    수정 2024-03-07 오후 7:14:27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대형 은행들이 위험에 대비해 더 많은 자본을 확충하도록 강제하는 바젤III 규제가 대폭 완화될 전망이다. 재무건전성 기준을 높이다 보면 시중에 유동성 공급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대형 은행들의 강한 반발에 연방준비제도가 한발 물러난 분위기다. 시중에 유동성 공급이 한층 원활해질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6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사진=AFP)
파월 연준 의장은 6일(현지시간) 미 연방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 지난해 7월 발표한 바젤III 최종안 초안과 관련해 “지난 1월 중순까지 방대하고 중요한 의견을 수렴했고 이를 신중히 분석하고 있다”며 “우려 사항을 듣고 있고, 최종안 초안에 광범위하고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젤III 초안을 처음부터 다시 쓰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는다. 매우 가능성 높은 옵션”이라며 “좀더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지난해 7월 바젤III 최종안 초안을 공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마련된 이 규제안의 마지막 단계다. 자산 1000억달러 이상의 30여개 대형은행이 잠재손실을 흡수하기 위해 충당해야 자본금을 기존 대비 평균 19% 늘리도록 강제하는 내용이 핵심 골자다. 은행들이 자본을 확충하게 되면 그만큼 시중에 풀리는 유동성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강력한 규제에 은행들은 볼멘소리를 냈고, 특히 대출여력이 줄어들어 중소상공인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는 여론전을 폈다. 심지어 미식축구 경기중에 바젤III 최종안에 반대하는 TV광고를 내 보내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구체적인 변경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로이터는 저소득층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신재생에너지 택스크레딧 등에 더 높은 위험가중치를 부여하라는 내용이 삭제되거나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6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사진=AFP)
아울러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반복하긴 했지만, 일부 완화적인 메시지도 내놨다. 파월 의장은 “현재 기준금리가 긴축 사이클의 정점에 있다고 믿는다”면서 “만일 경제가 기대한 대로 움직인다면 올해 ‘어느 시점(at some point)’에서 정책을 (완화로) 되돌리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와 관련해 ‘어느 시점’이라고 언급한 점을 주목했다. 기존에 ‘올해 중반’(mid-year)이라고 한 메시지보다는 좀 더 비둘기적(통화완화) 발언으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물가 상승률이 전년대비 2.5% 이하로 떨어지는 6월께 연준이 기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물가가 잡혔다는 확신이 들어야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얻을 때까지 목표 범위를 줄이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들어오는 데이터, 변화하는 전망 및 위험 균형을 신중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기준금리를 너무 빨리 낮추게 인하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할 우려가 있고, 이 경우 기준금리를 다시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경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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