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공에 뜬 北무인기…국민은 불안하다[기자수첩]

조악한 수준 北 무인기에 우리 군 속수무책 당해
충분히 대비 가능했음에도 수년 간 허송세월
  • 등록 2022-12-27 오후 4:45:39

    수정 2022-12-27 오후 7:34:05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북한의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도 모자라 서울 인근 상공까지 휘젓고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근접 비행을 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무인기에 폭탄이라도 달렸다면, 상상하기도 끔찍하다.

날개 폭 2m 정도인, 말 그대로 `조악한` 수준의 무인기에 우리 군이 속수무책으로 당해버렸다. 우리 군은 헬기 기관포로 100여발의 대응 사격을 했으나 단 한 대도 격추에 성공하지 못했다.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에 대응하기 위해 이륙하던 공군 KA-1 경공격기가 추락하는 사고까지 벌어지면서 엎친 데 덮쳤다.

근본적인 문제는, 애초에 우리가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다는 점에 있다. 8년 전인 2014년 당시에도 북한 무인기가 영공을 침범, 무려 청와대 상공을 비행하며 사진을 찍은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고 우리 군은 북한의 무인기 침범과 공격에 대응할 전담부대를 설치했었다. 2019년에는 드론 테러 방어용 레이더인 ‘SSR’까지 도입했다. 만반의 준비를 갖춘 것처럼 보였지만 실속은 없었던 셈이다.

북한은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의 대공 방어능력을 파악해갔다. 남북이 긴장 관계인 가운데, 앞으로 북한이 더 수위 높은 도발을 해올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최대 1000대의 무인기를 개발·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군이 내놓은 입장은 기계적인 해명에 불과했다. 북한 무인기가 침범한 거리에 상응한 정도로 우리 군이 유·무인 정찰기를 투입, 북측에 정찰·작전활동을 실시했다고 한다. 그런데 북한은 우리나라의 심장부인 수도 서울 상공을 아무 제지 없이 맴돌았다. 비례 대응 원칙을 적극적으로 적용해서 우리 군도 평양까지 도달했어야 했다.

한미 확장억제, 전술핵 재배치 등을 거론하는 것조차 부끄러운 상황이다. 허접한 무인기에도 뚫려버리는 안보 태세 하에서 우리가 북한의 핵 미사일엔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까. 국민은 불안감에 잠 못 이룬다. 8년이라는 시간을 허송세월로 보내버린 과거를 돌아보고 이제라도 재정비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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