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탄력받은 분당‥'천당 아래 분당' 될까?

수직증축 허용 주택법 통과후 주택 거래량 지난해 4배
집값도 2010년 시세 회복
성남시 기금조성해 지원..시범단지 6곳 선정
  • 등록 2014-04-15 오후 3:53:55

    수정 2014-04-15 오후 5:31:28

△분당신도시 주택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호재로 아파트 거래도 늘고 집값도 상승세다. 분당 정자동 한솔마을 주공5단지 입구에 성남시의 리모델링 선도단지로 선정된 것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강신우 기자)
[이데일리 김동욱 분당=강신우 기자] “얼마 전 이 아파트(한솔주공 5단지) 전용면적 51㎡형이 최고 3억7000만원에 매물로 나왔습니다. 고점을 찍었던 2010년 시세를 거의 회복한 것이지요. 집값도 올해 초보다 2000만~3000만원 가량 올랐습니다.” (분당신도시 정자동 한솔마을 주공5단지 내 뜨란채공인 조영애 대표)

냉랭하던 경기도 분당신도시 주택시장에 봄볕이 들었다. 리모델링 호재 덕분이다. 리모델링 규제에 발목이 잡혔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지역 주택시장은 눈에 띄는 움직임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이 확연히 달라졌다. 아파트 거래는 지난해보다 4배가량 늘었다. 집값 상승세도 뚜렷하다. 지난해 12월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한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게 계기가 됐다. 성남시가 기금을 조성해 리모델링 사업을 적극 지원하기로 한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분당 리모델링 사업 속도 낸다

분당신도시는 전체 아파트의 76%(8만6339가구)가 리모델링 대상이다. 이렇다 보니 수도권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12개 단지 중 8개 단지가 분당신도시에 몰려 있다. 정부의 리모델링 정책 발표에 이 지역 주택시장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 1기 신도시 리모델링 추진 현황 (2014년 1분기 기준/ 출처=부동산114)
업계에서는 분당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추진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장 오는 25일(리모델링 수직증축 시행일)부터 기존 아파트에다 3개 층을 추가로 올리고, 가구 수도 기존 주택의 최대 15%까지 늘릴 수 있게 된다. 사업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것이다.

여기에 성남시는 분당신도시의 노후 공동주택 문제를 도시 재생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최우선 정책 과제로 설정하고 리모델링 사업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성남시는 최근 분당신도시 6개 단지(5223가구)를 리모델링 시범단지로 선정했다.

유재복 성남시 주택관리팀 팀장은 “시는 2023년까지 매년 500억원씩 총 5000억원의 리모델링 기금을 조성해 사업을 지원할 것”이라며 “추진위 단계에 있더라도 시가 조합 설립을 돕기 때문에 사업 추진이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 설립을 마친 분당 야탑동 매화마을 1단지와 한솔마을 주공5단지는 사업에 속도를 내 내년 중으로 착공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구자선 한솔마을 주공5단지 리모델링 조합장은 “3개 층을 올려 가구 수를 늘리면 조합원이 추가로 내야 할 분담금이 기존 7000만~1억원에서 최대 40%가량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사업성 개선으로 리모델링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매화마을 1단지는 내달 10일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곧바로 건축심의를 신청할 계획이다.

‘천당 아래 분당’…집값 상승 탄력 받나

바뀐 리모델링 정책은 꽉 막힌 분당신도시 주택시장의 숨통을 틔웠다. 거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분당구 아파트 거래량은 총 136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10건)보다 무려 4.4배 늘었다. 아파트값은 올 들어 3월까지 1.3%(국민은행 조사) 올랐다. 서울·수도권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하지만 향후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리모델링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된다고 해도 실제 조합 설립에서부터 완공까지 가려면 7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 야탑동 탑마을 로제공인 심희숙 대표는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된 현 시점에 리모델링 호재 만을 기대하고 매수에 뛰어들 수요자가 생각만큼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특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사업성이 떨어져 주민 동의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때문이다. 성남시가 지원하는 공공지원 시범단지로 선정된 분당 야탑동 탑마을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중소형으로 구성된 매화마을 1단지나 한솔마을 5단지와 달리 이 아파트는 전용 101·131㎡(36·47평)의 중대형 아파트(1166가구)로만 이뤄졌다. 물론 세대 구분형 설계로 집을 두 개로 쪼개 한켠에는 주인이 살고 다른 한쪽은 전·월세를 놓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세대 구분형은 전체 가구 수의 30%까지만 허용되는 데다 공사비도 더 많이 들어 집주인으로선 당장 리모델링 선택지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는 게 이 지역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중대형의 경우 추가 분담금도 만만찮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위원은 “지난해 서울·수도권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했던 단지 170곳 중 사업이 무산되거나 보류된 단지가 131곳에 달한다”며 “규제가 풀렸다 해도 입지가 뛰어나고 사업성도 괜찮은 아파트 단지만 사업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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