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적자 ‘게임빌’, 상장 폐지 위기 벗어난 이유는

  • 등록 2020-05-20 오전 11:21:29

    수정 2020-05-20 오전 11:21:29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3년 연속 영업적자를 내며 시장 퇴출 우려가 불거졌던 코스닥 상장사 게임빌(063080)이 위기를 벗어났다. 회계 처리 방식을 바꿔 흑자 회사로 탈바꿈하며 시장의 우려를 해소한 것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게임빌은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 62억원(이하 연결 재무제표 기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와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한 것이다.

게임빌은 자체 게임 사업을 하면서 컴투스(078340)·데이세븐·노바코어·빅볼 등 여러 모바일 게임 계열사를 함께 지배·경영하는 ‘사업 지주회사’(자체 사업을 하면서 다른 회사를 지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다. 지난 2017년 1월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게임빌이 증시에서 퇴출당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현행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상 게임빌 같은 지주회사의 경우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면 관리 종목(5년 연속 영업손실은 상장 폐지 실질 심사)으로 지정되기 때문이다. 게임빌은 앞서 지난 2017~2019년 3년 내리 영업손실을 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영업흑자 회사로 전환하며 시장의 우려를 해소한 것이다.

게임빌이 흑자 회사로 ‘깜짝 변신’할 수 있었던 것은 종전 회계 처리 방식을 바꾸면서 재무제표상 이익을 내는 회사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지주회사 게임빌의 계열사 12개사 중 이익을 가장 많이 내는 최대 효자는 게임빌이 지분 31.1%를 보유한 관계회사인 컴투스다. 코스닥 상장사인 컴투스는 모바일 게임인 ‘컴투스 프로야구 2020’으로 이름난 회사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36억원, 당기순이익은 294억원이다.

당초 게임빌은 계열사인 컴투스 순이익을 재무제표 속 ‘영업 외 수익’으로 반영했다. 게임빌의 영업이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기업이 실제 벌어들인 돈을 뜻하는 당기순이익에는 컴투스 이익이 반영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컴투스가 당기순이익 100억원을 올릴 경우 지분율(31.1%)만큼인 약 31억원이 게임빌의 영업 외 수익으로 반영되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이 같은 이익 반영 방법이 달라졌다.

컴투스의 순이익을 게임빌의 매출액(영업수익)에 직접 포함하기로 한 것. 이처럼 계열사의 순이익을 모회사 매출에 직접 반영하면 모회사의 영업이익이 커지는 효과가 생긴다.

게임빌의 올해 1분기 보고서 주석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실제로 올해 1분기 게임빌이 매출에 반영한 컴투스 주식 투자 이익은 약 93억원에 이른다. 만약 게임빌이 예전처럼 컴투스의 순이익을 회사의 매출과 관계없는 ‘영업 외 수익’으로 인식했다면 올해 1분기 31억원(62-93억원)의 영업적자를 낼 판이었다. 하지만 회계 처리 방식을 바꾼 덕분에 영업흑자를 내는 회사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게임빌 같은 지주회사는 현행 회계 기준상 계열사의 순이익을 ‘영업 외 수익’이 아닌 ‘매출’에 직접 반영하는 것이 가능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주회사는 다른 회사를 지배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설립 목적이자 본업인 만큼 계열사의 이익을 매출로 처리하는 것이 회사의 실질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게임빌이 지주회사로 전환한 것은 2017년 초다. 그럼 왜 지금까지는 컴투스 같은 계열사의 순이익을 매출이 아닌 영업 외 수익으로 반영했을까?

게임빌 관계자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주회사를 주요 목적 사업으로 명문화하는 안건을 주주들로부터 승인받았다”며 “이에 따라 올 1분기부터 계열사 순이익을 회사의 매출에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게임빌의 영업흑자 전환은 회계 장부상의 효과일 뿐 실제 회사의 실적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다. 게임빌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4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5%가량 급감했다.

게임빌이 올 1분기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잠정 실적을 공시한 다음 날인 지난 14일 이 회사 주가는 전날보다 6.86%(1주당 2만6950원→2만8800원) 급등했다. 회계상의 ‘실적 착시 효과’만 보고 투자자가 몰렸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게임빌 재무제표에 정통한 한 회계사는 “그동안 게임빌의 당기순이익에 반영되던 컴투스 이익이 올해부터 영업이익에 반영되면서 게임빌이 영업흑자를 내는 회사가 된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게임빌 주주가 가져가는 순이익은 달라지지 않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선 실질적으로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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