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보건복지부가 처음 공개한 ‘2023년 폐지 수집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김씨와 같이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 규모는 약 4만2000명으로 추계됐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76세였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57.7%로 여성보다 많았다.
이들 중 93.2%는 기초연금 수급자였다. 하지만, 이를 받아도 일반 노인 대비 소득수준이 낮다 보니 돈벌이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때문에 이들은 폐지 수집의 가장 큰 목적을 ‘생계비 마련(54.8%)’이라고 답했다. 이 외에도 △용돈이 필요해서(29.3%) △건강 관리(9.1%) 등도 있었다. 폐지를 모아도 큰 돈벌이가 되지 않으며 9.5%의 폐지 수집 노인은 폐지 수집 활동 외 △청소(23.2%) △농림·어업(10.7%) △경비·시설관리(9.9%) 등의 업무도 병행했다.
폐지 수집 노인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날씨나 사고가 아니었다. ‘폐지 납품 단가 하락(81.6%)’이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기 둔화로 포장 제품 수요가 줄고 폐지가격까지 하락하며 폐지 수집 노인들의 주머니 사정도 녹록지 않게 된 것이다.
이들은 ‘필요한 지원’으로 △현금 지급 등 경제적 지원(85.3%) △식료품 지원(36.9%) △생활용품 지원(26.9%) △일자리 지원(18.6%) △기초생활수급자 선정(12.6%) 등을 꼽았다.
이들은 삶에 만족할까. ‘전반적인 삶에 만족하는 비율’은 13%로 일반 노인(49.6%)과 비교해 크게 낮았다. 건강 만족 비율도 21.4%로 일반 노인(50.5%)과 비교해 절반 이하에 불과했다. 특히 폐지 수집 노인 중 ‘우울 증상’ 보유 비율은 39.4%로 전체 노인(13.5%)에 비해 2.9배 높았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폐지 수집 노인들이 지역사회에서 고립되지 않고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필요한 보건·복지서비스 연계하고,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를 통하여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