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짝 엎드린 김무성..
한 때 180석 이상을 자신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일단 바짝 엎드린 모양새다. 공천 파동 이후 지지자들이 마음을 돌리면서 판세가 요동치자 ‘읍소 정치’로 유권자에게 한 표를 부탁하고 나섰다.
총선 결과에 상관없이 당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공언한 김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압승을 거둔다면 여권 대선주자 1순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안정적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서 야권에 열세를 보였던 수도권 지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대권 가도에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김 대표는 21대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20대 국회를 마지막으로 정치를 그만두려고 한다”는 발언을 두고 해석이 분분했지만 “국회에서의 정치를 마지막으로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이 높다. 이번 총선에서 과반은 물론, 압도적인 의석을 획득해야 대권 행보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한편으로는 TK 지역의 총선 결과가 김 대표의 무난한 대권 주자 입성이냐, 치열한 권력 암투냐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탈당파 무소속이 대거 낙선하고 ‘진박’계가 당선될 경우 최경환 후보가 친박 대선 후보 1위로 급부상,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다. 반면 무소속 후보들이 돌풍을 일으키면 유승민 후보에 힘이 실린다. 대구에 야권 바람을 몰고온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른다면 김문수 후보도 또 하나의 대선 주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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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는 “107석을 얻지 못하면 물러나겠다”고 명확한 수치를 제시했다. 따라서 107석 확보 유무가 당내 지형을 판이하게 다르게 만들 것으로 예측된다.
107석 이상을 확보하면 비대위를 맡은 김 대표의 역할이 어떻게 바뀔지 관심사다. 김 대표는 “더 이상 킹메이커는 하지 않겠다”는 말로 대권 주자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 바 있다. 비례대표에 대한 입장을 번복한 것도 김 대표가 차기 대선 주자로 스스로를 격상시킬 개연성을 뒷받침한다.
반면 100석을 밑돈다면 총체적 난국에 빠지게 된다. 김 대표에 대한 책임 공방이 오가는 것은 물론 친노(친노무현) 주류·비주류 간 경쟁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높다. 더민주의 주도권을 갖기 위해 이합집산이 예상된다.
30석 넘어야 대선주자 가능한 안철수
국민의당이 더민주를 상대로 호남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둬낼 경우 야권구도가 새롭게 재편되는 것은 물론, 안철수 공동대표는 문 전 대표를 제치고 야권 대선주자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28석 중 20석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다만 전국정당, 정권교체가 가능한 수권정당이라는 공감대를 얻기 위해서는 호남외 지역구에서 추가 의석수 확보가 필요하다.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강력한 지지를 얻게 된 것은 결국 기존 야당인 더민주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짙다. 신생정당인 국민의당에 대한 검증시간이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사실상 친노반감에 대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결과적으로 국민의당이 확장성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호남당’으로 전락해버릴 수 있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당이 호남에서만 제한된 승리를 거둘 경우 결국 지역정당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또한 국민의당이 30석이 밑돌고, 야권의 전체의석이 기존의 127석을 하회할 경우 야권분열에 대한 책임론에 시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