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리포트)생일선물은 이제 그만

  • 등록 2004-02-16 오후 6:01:12

    수정 2004-02-16 오후 6:01:12

[edaily 피용익기자]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북한에서는 성대한 축하 행사가 곳곳에서 열렸다고 합니다. 제2차 6자회담을 열흘 앞두고 열린 이같은 행사를 보며 국제부 피용익 기자는 당나라 태종을 생각했다는데요, 무슨 연유인지 들어보실까요? 중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는 당나라 태종(太宗)은 자신의 생일날 "슬프다! 부모님이 나를 낳아 고생하셨도다(哀哀父母 生我句勞)"라는 시경(詩經) 구절을 소개하며 신하들을 훈계하고 음악마저 금지시켰다고 합니다. 용비어천가에도 소개돼 있는 당태종의 생일 이야기를 갑자기 꺼낸 것은 오늘(2월16일)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생일이기 때문입니다. 생일날 음악까지 금지한 당태종과는 달리 그는 올해도 예외없이 대대적인 생일 축하 행사를 벌였다고 합니다. 올해는 특히 김정일이 후계자로 추대된 지 30주년이 되는 해여서 예년보다 잔치 규모가 더 커졌다 합니다. 주말부터 백두산 기슭에서 불꽃놀이가 열렸는가 하면 그의 업적(?)을 추켜올리는 미술 전시회와 축하 공연이 잇따랐고 외국 선수들을 초청한 피겨 스케이팅 대회도 개최됐습니다. 북한에 제대로 된 언론이 있다면 "제2차 6자회담을 열흘 앞두고 제정신이냐"며 이같은 생일 행사 일체를 강하게 꾸짖었겠지만, 김일성의 교시와 김정일의 방침을 해설·선전·옹호·관철하기 위해 존재하는 북한 언론은 오히려 이날 사설을 통해 인민들의 사상 무장을 촉구했습니다. 노동신문은 앞서 14일에도 논평을 통해 "미국은 조-미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간판 뒤에서 침략전쟁 흉계만을 꾸미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기에 과연 북한이 제2차 6자회담을 열흘 남겨둔 상황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제2차 6자회담을 앞두고 전세계가 북핵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일련의 글들을 중앙언론에 게재하는 의도는 무엇일까요. 대내 결속을 위한 글을 갖고 과잉반응하는 게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북한의 대남선전 공작도 그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북한은 미국의 `신작전계획 5026`에 따른 `핵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남한에서 "반미 성전의 불길을 더욱 세차게 지펴 올려야 할 것"이라며 반미 투쟁 강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회담 날짜가 다가오자 북한은 자신들이 지난 2002년 시인한 바 있는 고농축우라늄(HEU) 핵프로그램 계획이 날조된 것이라고 다시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미국측은 `(HEU 프로그램이) 있고 시인했다`는 입장인 반면 북한은 `날조했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어 이번 제2차 6자회담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처럼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는 측과 무슨 회담을 하고 무슨 협상을 한다는 것인지 답답할 따름입니다. 회담을 하루 앞두고 일정 자체를 취소하는 북한의 `주특기`가 발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합니다. 이에 따라 경기 회복기에 들어선 우리의 입지도 불안정합니다. 재정경제부 권태신 국제업무정책관에 따르면 무디스는 오는 25일 열리는 6자회담 결과를 주목하고 있으며 북핵 문제에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합니다. 북한 핵문제 때문에 대외 신인도가 떨어지고 온 국민이 노력한 경제성장에 대한 합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인데, 언제까지 이 무거운 짐을 지고 가야 할는지요. 북한 최고 지도자의 화려한 생일 축하행사를 보면서 그의 생일선물은 더 이상 없어도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6자회담 참석 국가들은 한반도의 핵 제거를 위해 뜻과 힘을 모야햐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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