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부부싸움 참다못해…사위 뺨친 장모 죗값은[사랑과전쟁]

딸과 함께 사위 폭행해 기소유예 처분받은 장모
알리바이 충분하고 증거불충분해서 무죄 결정
"관절치료 50대 여성이 30대 남성 때리기 어려워"
  • 등록 2022-08-08 오후 2:55:42

    수정 2022-08-08 오후 4:14:5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짝`

장모가 사위 뺨을 올려붙인 건 딸네 부부가 싸운 날이었다. 둘은 결혼하고 줄곧 불화했다. 2017년 10월 그날도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 휴대전화를 뺏고 뺏기는 과정에서 승강이하다가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현장에 있던 A씨가 딸을 도와 사위 머리채를 잡았다. 그리고 뺨을 두 차례 쳤다. 딸도 가세해 남편 얼굴을 때렸다. 부녀는 폭행죄로 입건됐다.

뺨 때리기.(사진=이미지투데이)
모두가 억울했다. 그날 일은 집에서 일어났다. 가해자로 지목된 A씨와 그의 딸, 피해자라고 주장한 A씨의 사위 셋이 아는 일이다. 폐쇄회로TV 영상이나 목격자 진술 같은 직접 증거가 없었다. 세 사람은 각자 다른 얘기를 했다.

범죄 현장을 가리키는 단 하나의 증거는 A씨 사위 주장 이었다. 그런데 수사 과정에서 진술이 꼬이기 시작했다. 당일 장모를 만난 날이 처음 기억한 시점과 달라졌다. 두 사람의 만남은 사건과 직접 연관이 있기에 결정적인데도 진술이 뒤바뀐 것이다. 피해자는 사건이 벌어지고 자녀와 거처를 옮긴 과정도 한결같이 진술하지 못했다. 평소 부인과 나눈 메시지가 있었지만, 당일 사건을 뒷받침하기에 부족했다.

심지어 A씨는 아예 그날 현장에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건 즈음 자신은 집에 머물고 있었다고 했다. 관절이 불편해 버스로 수 시간 거리에 있는 병원까지 이동해 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버스 요금을 결제한 내용이 A씨 행적을 얼마큼 뒷받침했다. 완벽한 알리바이는 아니었으나 무시할 정도는 아니었다.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이미지 투데이)
주목할 점은 A씨가 `관절이 불편해 치료를 받은` 것이다. 의사 소견서를 보니 A씨는 손목이 아파서 보호대를 차고 생활했고, 관절 이식수술을 받아 거동이 불편했다. 치료와 재활은 사건 발생 전후로 이어졌다. 만약에 A씨가 현장에 있었다면, 그래서 범행을 저질렀다면, 불편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검찰은 피해자의 진술을 토대로 딸을 폭행죄로 재판에 넘겼다. 공범 A씨는 정도가 미미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딸의 재판에서는 위와 같이 주장이 엇갈렸다. 법원은 딸의 폭행죄에 무죄를 선고했다. 공범 A씨는 딸의 무죄 판결을 기초로 헌법재판소에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청구했다.

헌재는 “50대인 A씨가 30대인 피해자의 저항이 예상되는데 폭행을 행사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다고 8일 밝혔다. 피해자 진술이 엇갈리는 점, A씨가 현장에 없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도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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