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만류불구 전격사퇴..기자회견 이모저모

  • 등록 2004-04-12 오후 10:14:02

    수정 2004-04-12 오후 10:14:02

[edaily 김수연기자] 열린우리당 선대위원장직과 비례대표 후보 사퇴를 밝힌 정동영 의장의 12일 밤 긴급 기자회견은 비장한 분위기가 지배했다. "모든 것을 던지겠다"는 결연한 목소리 외에는 어떤 연출도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수많은 취재진이 8시 30분으로 예정된 정동영 의장의 긴급 기자회견을 기다리는 가운데, 정 의장은 예정시간을 한참이나 넘겨서도 회견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 사이 민병두 총선기획단장은 정의장을 기다리고 있는 기자들에게 "오후 6시 10분경 제주공항에 내린 정의장에게서 기자회견을 준비해 달라는 전화가 왔다. 모든 것을 던지겠다는 말만 했을 뿐 정확히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당의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고 간략히 브리핑했다. 민 단장은 "이전부터 살신성인 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번 표했지만 그동안 모두 만류했다. 이 문제를 가지고 중진과 핵심 의원 등이 서너 차례 모여서 밤에 상임회의를 한 적 있었지만 그때마다 의장 사퇴가 필요치 않다는 쪽으로 의견이 수렴됐다"고 말했다. 정 의장이 이번 사퇴발표 및 단식과 관련해서는 당내 인사들과 협의없이 개인적으로 전격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어 모습을 보인 유시민 의원의 설명도 비슷했다. 유의원은 "거의 모든 당원과 후보들이 정의장의 사퇴를 말리고 있다. 나도 말릴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유의원은 "의장의 사퇴가 선거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이로 인한 득과 실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 사이 우리당 주요 당직자들과 후보들이 하나둘 문래동 열린우리당 당사 3층 기자회견장소에 모여 정 의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9시 20분쯤 정 의장이 굳은 얼굴로 회견장소에 나타났다. 정의장은 결연한 목소리로 준비한 성명만을 발표했다. "국민여러분, 3.12 쿠데타가 만 한 달 되었습니다."로 시작된 성명은 "선대위장과 비례대표를 사퇴하고 단식에 돌입하겠다" 는 요지의 발언으로 이어졌다. 정의장은 "탄핵과 지역주의 세력이 되살아나고 있다"면서 "모든 것을 던져서라도 이를 저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연한 어조로 준비된 발언을 마친 정의장은 어떤 질문에도 답하지 않고 바로 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정의장과 주요 당직자, 후보 등은 한꺼번에 1층으로 내려가 바닥에 둘러 앉았다. 잠시 사진기자들의 취재에 응하던 이들은 곧 "논의할 것이 있다"면서 기자들을 내보냈다. 그때까지도 정의장의 입은 굳게 닫힌 채였고 모든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박영선 대변인은 "정의장이 마음속으로 사퇴를 결심한 지는 오래 된 것 같다"면서 "마음 속에 갖고 있다가 탄핵 1달이 되는 시점에 발표한 듯 하다"고 말했다. 정동영 의장의 전격적인 사퇴발표는 야당 주도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지 한달을 맞는 시점에서 `사퇴`로 승부수를 던져 남은 선거전에서 탄핵이슈를 쟁점으로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박대변인에 따르면 정의장의 단식은 4월 15일 6시까지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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