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빅딜’ 엔비디아-ARM M&A 좌초되나…EU 반대에 직면

英 규제 당국 이어 EU서도 공정경쟁 우려 입장 밝혀
작년 9월 인수 밝혔지만 독점 우려에 1년째 지지부진
합의 도달 여지 남아…엔비디아 추가 조치에 주목
  • 등록 2021-09-07 오후 3:56:52

    수정 2021-09-07 오후 10:04:56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반도체 업계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 거래로 주목받고 있는 엔비디아의 암(ARM) 인수가 새로운 난관을 만났다. 지난달 영국 규제 당국에 이어 유럽연합(EU)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면서다.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규제 당국의 반독점 우려 속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 AFP)


영국이어 EU까지…엔비디아 ARM 인수 잇딴 암초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엔비디아의 540억달러(약 62조5300억원) 규모의 ARM 인수 계획이 새로운 반대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다.

엔비디아가 이번주 EU에 ARM 인수를 위한 규제 승인을 신청하기 위해 준비하는 중에 이번 건을 담당하게 될 EU 경쟁국 관리들 사이에서 이같은 우려가 나온 것이다. 엔비디아는 이르면 이날 신청서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EU 관계자들은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엔비디아의 양보가 경쟁업체들에 대한 잠재적 피해를 완화하기에 충분치 않다고 말한다”면서 “이같은 우려는 지난달 영국 경쟁시장청(CMA)이 이 거래가 혁신을 저해하고 경쟁자들에 해를 끼칠 위험이 있다고 말한 이후 나왔다”고 전했다.

EU 내에서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대한 분위기는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 관계자는 FT에 “이곳에서 거래가 쉽게 풀릴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합병이 완료되면 경쟁사들이 ARM의 반도체 설계에 대한 공정한 접근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규제 당국은 이같은 조치가 충분치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양사의 합병을 위해선 미국과 영국, 중국, 유럽연합(EU)의 규제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어느 한곳도 우호적이지 않다.

영국 CMA는 최근 공정 경쟁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2단계 심층 조사에 착수했으며,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도 올해 초 엔비디아의 ARM 인수 관련 각사에 자료를 요청하는 등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으나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엔비디아의 추가 조치와 규제 당국과의 협의 진행사항에 따라 양측이 합의에 도달할 여지는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FT는 덧붙였다.

관계 당국들은 공정경쟁과 국가 안보 등에 대한 우려 속에 반도체 업계의 M&A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사진= AFP)


국가안보와도 직결…반도체업계 M&A “쉽지 않다”

1990년 설립된 ARM은 영국의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로 이 분야에선 독보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 애플, 퀄컴, 삼성전자(005930)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고 전 세계 스마트폰의 95%에 이 회사의 기술이 적용된다.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이 ARM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으나, 지난해 9월 엔비디아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해당 발표 직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퀄컴 등 경쟁사가 ‘기술 독점이 우려된다’며 반발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아마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들이 시장에서 민감한 독과점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각국 규제 당국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영국을 비롯해 어느 한 국가라도 독과점 우려에 인수합병을 승인하지 않는다고 밝히면 거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5년 전 퀄컴이 네덜란드 반도체기업 NXP를 인수하려다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해 무산된 전례가 있다.

엔비디아 측도 반독점 우려가 커지면서 ARM 인수를 위한 일정이 당초 예상했던 18개월을 넘어설 것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엔비디아는 이번 거래가 혁신을 촉진하고 경쟁사에도 유리하다는 주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엔비디아 외에도 관계 규제 당국의 심사로 반도체 업계의 인수·합병이 지연되고 있는 사례는 더 있다. SK하이닉스(000660)가 지난해 발표한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는 중국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고, 중국 사모펀드의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에 대해서는 미국 재무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반도체가 첨단 기기 뿐 아니라 스마트폰을 비롯해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필수 소비재의 핵심 부품이 되면서 반도체의 생산과 공급이 국가 안보와도 직결되는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 그림 같은 티샷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