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모두 마스크 벗었다…안도와 불안 공존하는 미국

미 북동부 둘러보니…대다수 마스크 미착용
CDC 집계, 최근 하루 확진 3만명 안팎 증가
'델타 변이' 불안, '백신 접종' 안도 묘한 공존
현실적인 문제, 50% 후반 정체하는 접종률
바이든 "델타 확산 심각…집마다 접종 독려"
  • 등록 2021-07-13 오후 2:01:19

    수정 2021-07-13 오후 9:06:42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 몰 잔디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독립기념일 축하 불꽃놀이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지난 10일 오후 3시께 미국 뉴욕 브루클린 지역 남쪽 해안에 위치한 코니 아일랜드. 뉴욕의 대표 명소 중 한 곳인 이곳은 해수욕장, 산책로, 공원 등 할 것 없이 사람들로 북적였다. 마스크는 거의 대부분 쓰지 않았다. 아이스크림, 감자튀김 등을 파는 가게 앞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놀라운 건 코니 아일랜드 인근 실내 수족관인 뉴욕 아쿠아리움이었다. 기자가 좁은 실내를 따라 들어가보니, 관람객 중 족히 절반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사실상 팬데믹 자체에 무감각해진 것처럼 보였다.

현장에서 만난 앤서니씨에게 ‘델타 변이가 다시 유행한다고 한다’고 말을 건넸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지 오래”라며 “언제까지 집 안에만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미 신규 감염 3만명 안팎 급증

미국 내 델타 변이발(發) 팬데믹 경고등이 켜질 조짐이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하루 3만명 안팎까지 늘고 있는 탓이다. 이미 마스크 착용이 느슨해진 만큼 위험이 더 크다는 우려와 함께 백신 접종을 늘리며 팬데믹과 공존을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이 동시에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11일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만8187명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올해 1월 한때 하루 31만명 이상 확진자가 쏟아질 정도였으나, 3월 이후 대대적인 백신 접종으로 확진자가 급격히 줄었다. 지난 6일 하루 감염자는 3180명까지 내렸다. 그런데 근래 다시 많게는 10배 이상 급증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3만6990명을 시작으로 2만2569명→2만6570명→2만8187명 등으로 일일 기준 3만명 안팎까지 뛰어오른 것이다. 이는 지난 5월 초중순 수준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는 1만9455명으로 나타났다. 전주 대비 47% 급증했다. 마스크 규제가 없어지다시피 한 탓이라는 해석이 일부에서 나온다.

요즘 미국이 안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는 대다수가 마스크를 벗었음에도 백신 접종률은 50% 후반대에서 정체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자가 이날 찾은 미국 뉴저지 패러무스 파크의 한 의류 매장 내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직원 A씨는 “델타 변이를 듣기는 했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 와중에 백신 접종률은 미국 정부의 목표에 못 미치고 있다. CDC 집계를 보면, 코로나19 백신을 2회 접종한 18세 이상 성인은 58.9% 비중이다. 최소 1회 이상 맞은 이는 67.7%다. 최근 1주일간 하루 신규 백신 접종자는 약 24만6000명으로 4월 정점 당시 200만명에 육박했던 때와 비교하면 88% 급감했다.

지역별 접종률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이 특히 문제다. CNN은 “앨라배마주, 아칸소주, 루이지애나주, 미시시피주 등 일부 남부주에서는 접종률이 35%를 밑돈다”고 전했다. 조너선 라이너 조지워싱턴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 델타 변이 탓에) 미국에서 사망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델타 공포에 ‘접종 확대’ 목소리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백신 미(未)접종자 사이에서 델타 변이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며 집마다 찾아다니며 접종을 독려하고 이동식 클리닉을 활용하는 자구책을 마련하는 건 이와 직결돼 있다. 미국이 보유한 백신이 델타 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게 라이너 교수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백신 접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방역정책의 중심을 언제까지 ‘통제’에만 둘 수 없는 만큼 팬데믹 상황을 ‘관리’해야 하는데, 그 핵심은 접종 확대라는 것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6월 사망자 숫자를 보면 99.2%가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이었다”며 “예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비극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신 효력이 100%는 아닌 데다 사람마다 백신에 대한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접종 후 코로나19에 걸리거나 사망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어려움을 겪는 이들 중 미접종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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