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저축은행이 신규취급한 가계신용대출의 대출 경로별 금리 분석결과, 전화대출 금리가 21.7%로 가장 높았다. 모집인을 통한 대출이 20.0%, 인터넷·모바일(19.8%), 창구(은행연계상품 포함, 17.4%) 순이었다.
대출 경로별 취급액은 모집인을 통한 대출이 2조8000억원(50.4%)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인터넷·모바일이 1조4000억원(25.3%), 전화 1조2000억원(21.2%), 창구 등이 2000억원(3.1%) 규모다. 이런 대출의 평균 금리가 높은 것은 이 대출을 이용하는 차주의 신용도가 전반적으로 낮은 영향도 있지만, 광고비와 모집인 수수료가 대출원가에 모두 포함되기 때문이란 게 금감원의 시각이다.
실제 상반기 중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모집인 수수료는 3.7% 수준이다. 1000만원의 대출을 받으면 약 37만원이 이자비용에 포함된다는 얘기다. 또 광고비 지출 상위 5개사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20.7%로 다른 저축은행(19.5%)과 견줘 1.2%p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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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대출 규모가 큰 메이저 저축은행은 대출 경로별로 금리 차이가 적다는 점이다. 가령 가계신용대출이 가장 많은 SBI저축은행은 모집인 대출이 21%, 인터넷·모바일대출은 19.6%의 금리를 물렸다. 오케이저축은행은 전화는 22.7%, 모집인은 23.3%, 인터넷·모바일 대출은 21.8%의 금리를 부과했다. 경로별 차이가 저축은행 평균을 밑도는 수준이다.
수수료가 비싼 모집인이나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인 뒤 관련 비용들을 인터넷이나 창구 대출 등 다른대출에도 원가로 반영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게 금감원의 시각이다. 실제 저축은행의 1분기 평균 순이자마진(NIM)은 6.8%로 은행 1.7% 대비 5.1%p 높았다. 특히 고금리대출 잔액 상위 20개사는 순이자마진이 8.3%에 달했다. 순이자마진이란 금감원이 저축은행의 수익성 정도를 판단하는 감독상 지표다. 그만큼 높은 수익을 거둬갔다는 뜻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형 저축은행이 소비자 편의성을 명분 삼아 손쉽게 대출을 받도록 유도하면서 20%가 넘는 금리를 부과해 폭리를 취하는 상황”이라면서 “대출 경로별 공시를 강화하고 금리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의 금리부담을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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